김치 먹고 소주 마시는 미국 사진작가의 북한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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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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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여학생들 - PHOTO courtesy of Mark Edward Harris

미국의 유명한 사진작가 마크 에드워드 해리스 씨가 최근 북한의 일상생활을 담은 사진집을 펴냈습니다. 해리스씨는 북한에서 사진을 찍는 동안 행동의 제약은 다소 있었지만 일반 주민들에게 접근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해리스 씨는 전 세계 70여 개국을 여행하며, 다양한 문화와 삶을 사진에 담아왔습니다. 특히, 쿠바, 동독, 구소련 연방 등 분쟁의 역사를 담고 있는 지역들을 두루 다녔습니다. 북한을 사진에 담겠다는 생각은, 미국 일간지에 군사분계선 주변에 대한 사진을 재개하면서 하게 됐습니다. 해리스 씨의 말입니다.

Harris: (Inside N. Korea started with a piece I did for the LA times Sunday Magazine on life along the DMZ...)

“군사분계선 주변을 담은 사진을 엘에이 타임즈에 기재하면서, “북한의 내부”가 시작됐습니다. 휴전협정 50주년을 기념해서 군사분계선 주변의 사진을 찍게 됐죠. 판문점에 가서 사진도 찍고 인터뷰도 하면서 군사분계선 남쪽 지역을 두루 둘러봤습니다. 그러다 2005년 아리랑 축전을 보기 위해 북한에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개성과 군사분계선 북쪽 지역을 갈 수 있었습니다. 평양도 둘러봤죠.“

해리스 씨는 2006년에 다시 북한을 찾았습니다. 이번에는 금강산 이었습니다. 북한과 중국과의 국경지역인 단둥지방에도 갔습니다. 2005년과 2006년의 방북 때 찍은 사진들을 하나로 모아 지난 4월 화보집으로 냈습니다.

북한의 내부에는 북한의 우상숭배를 엿볼 수 있는 김일성 동상과 벽화의 사진과 화려한 아리랑 축전 모습이 담겨져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평양시 지하철 역 내부, 사람들을 가득 태운 통근 버스, 분홍색 한복을 입은 북한 아가씨, 서양식 춤을 배우는 어린여자아이 등 북한 주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해리스 씨는, 행동에 제약은 있었지만, 일반 주민들에게 접근해 사진을 찍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Harris: (My goal was more to shoot a daily life as I came across it...)

“제 목표는, 우연히 발견하게 된 북한 주민의 일상생활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었습니다. 무 방비된 찰나를 잡고 싶었다고 할까요? 접근할 수 장소는 상당히 제한됐습니다. 저를 지키는 사람이 항상 함께 있었습니다. 이들과 100m 이상 떨어져 있으면 안됐습니다. 안내를 받지 않고 호텔에 갈 수도 없었구요. 그렇지만 제가 북한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을 막으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전 허락을 구하지 않고 갑작스레 사진을 찍는 해리스 씨에게 항의하거나 사진을 뺏으려는 북한 주민들도 없었습니다.

Harris: (There was a language barrier but not a human barrier, the people were pleasant.)

“언어의 장벽은 있었지만 사람간의 장벽은 아니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상냥했습니다. 다만 부끄러움 때문에 사진 찍히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었을 뿐입니다. 근접 촬영을 할 때는 사람들과 눈을 맞추려고 노력했습니다. 일단 사진을 찍게 해달라고 사전에 허락을 구하게 되면, 처음 카메라를 사로잡았던 활기 같은 것이 변하게 됩니다.”

해리스 씨는 자신이 경험한 남한 주민, 북한 주민 들은 체제가 다른 곳에서 살 뿐 모두 하나의 한국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치 좋아하고 소주를 마시는 미국 사진작가에 대한 호기심은 남한, 북한 가릴 것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Harris: (I happen to love Kimchi, the smiles that brought to people on both sides of the border..

“김치를 좋아합니다. 서양인이 김치를 마구 먹는 모습을 보며 남한사람 북한사람 모두 미소를 지었습니다. 소주도 마십니다. 좀 더 친밀하게 남.북 사람들과 연결할 수 있게 했다고 할까요? 어느 나라를 가던가, 그 지역 사람들의 문화에 직접 참여하게 되면, 그들과의 차이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해리스 씨와의 대화에 너무 빠져 감시원에게 주의를 받은 북한 소녀들도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들 소녀들은. 중국에 있는 북한 식당에서 예술 공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Harris: (They were incredibly friendly... The interesting thing is that their minder came over and pushed them away..)

“사진을 찍는 데도 너무나 친절하게 굴었습니다. 재밌는 것은 감시원들이 와서 소녀들이 저랑 너무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하도록 밀쳐냈다는 것입니다. 제게 와서 에델바이스라는 노래를 어떻게 부르는지 가르쳐 달라고 하더군요. 이 노래를 부르고 싶은데 영어 발음이 정확한지 확실하지 않다면서요.”

해리스 씨의 사진집에는, 지난 68년 북한에 나포됐다 현재까지 억류돼 있는 미국 정보 함 푸에블로의 모습도 담겨져 있습니다. 해리스 씨는 미국인으로써 자국의 배가 북한에 억류돼 있다는 데 반감을 느끼기 보다는, 당시 남.북한 간의 대치상태를 잘 보여주는 하나의 역사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해리스 씨의 사진작품은, 현재 미국의 유명한 잡지와 일간지 등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해리스 씨는 사진 뿐 아니라 광고, 텔레비전용 비디오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