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차 남북장관급회담이 27일부터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평양에서 개막됐습니다. 7개월여 만에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담인 만큼 어떤 대화들이 오갈 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민간 브루킹스연구소의 객원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박형중 선임연구원은 이번 회담에서 북측은 무엇보다 남측의 쌀. 비료 지원 재개를 핵심 의제로 삼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작년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부산에서 19차 남북장관급회담이 열린 지 7개월 만에, 남북 고위 당국자들이 얼굴을 마주 하게 됐습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남측대표단은 27일 오후 평양에 도착해, 이날 저녁 북측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석했습니다. 남.북 대표단은 28일 오전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이번 장관급 회의에서 남북 간 인도주의적 현안, 정치.군사 현안, 경제협력 문제 등 다양한 안건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유수한 민간연구기관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박형중 객원 연구원은, 북측의 경우, 무엇보다 쌀과 비료 지원 재개를 요청할 것이며, 남측은 이에 남북 장관급회담의 지속, 이산가족 상봉 재개 등을 요청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형중: 북측에서 실리 측면에서는, 쌀과 비료 지원을 재개해 달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 적인 측면에서, 참관 지를 자유롭게 해달라는 식으로 북쪽의 정치체제들을 남쪽이 존중해 달라는 요구들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 현실적으로 남쪽의 지원이라는 것이, 북한이 남.북간의 정부관계를 유지하는 대가성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쪽이 쌀 40-50만톤, 비료 30-35만 톤을 지원하는 대신에 북쪽은 남북장관급 회담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이산가족 상봉과 경제관계를 지속하라는 것은 남쪽이 북쪽에 지불하는 기본적인 대가이기 때문에, 만약에 남한의 지원이 재개된다고 하면, 자동적으로 이산가족 상봉은 성사되게 돼 있다고 생각됩니다.
박 객원연구원은 남한은 북한의 지원재개 요청을 받아들일 것이지만, 지난 13일 타결된 핵 합의를 북한이 이행하는 지 여부를 조건으로 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형중: 이번에 한국 측에서 볼 때 아주 재밌는 것은 통일부는 핵합의 이행에 상관없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재개하자는 입장이었고, 외교통상부의 입장이라는 것은 북한이 핵 합의를 이행하는 것을 보며,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보도에 따르면 한국 측의 입장이 외교통상부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이 핵 합의를 이행하는 것을 보면서 쌀과 비료의 지원을 재개한다는 것이거든요? 이번 회담에서 북쪽이 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을 하면, 남쪽이 지원을 약속할 수는 있겠지만, 아마도 단서 조항으로 북한이 여러 가지 핵 합의를 이행하는 것으로 결정이 날 것 같습니다. 북쪽의 입장에서는 남쪽이 대북지원과 핵문제를 연결하는 것을 싫어하고 그렇게 되지 않도록 집요하게 노력할 것으로 봅니다.
박 객원 연구원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 핵문제와 남한의 지원문제 연결을 두고 남북 대표단 간에 약간의 의견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서로의 의견이 반영된 선에서 무리 없이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특히, 이번 장관급 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최근 핵 합의대로 초기 핵 포기 이행조치를 취하기로 한 60일 시한까지는 남북 관계가 호전되겠지만 본격적인 핵 포기 이행단계로 접어들면 다시 경색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형중: 일단 핵합의 고비라는 것이 60일입니다. 초기 이행조치 기간이 60일인데, 60일 동안 북한이 핵 폐쇄 봉인 하고, IAEA 사찰단을 받아들이는 것 까지는 큰 문제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금년 봄에 남북한 당국이 만나서 1년 남북 사업을 여러 가지로 계획을 하는 것 까지는 상당히 잘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 60일 지난 이후에, 영변 원자로를 불능화 하고, 북한이 여러 가지 핵 시설을 신고해야 하는데, 이 문제는 좀 더 어렵고 복잡한 문제입니다. 이 때는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이번 장관급 회담에서,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 박 객원연구원은, 면담 1시간 전까지 면담이 성사됐는 지 여부를 알 수가 없게 하는 것이 북한의 전술이라며 당장은 성사 여부를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만약 이 장관과 김 위원장의 면담이 성사될 경우, 남측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열자고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이진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