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양성원
미국 국무부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21일 북한을 전격적으로 방문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티븐 보스워스(Stephen Bosworth) 전 주한미국 대사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번 힐 차관보의 방북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진전시키기 위한 미국 부시 행정부의 의지를 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보스워스 전 대사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미 국무부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전격적으로 북한을 방문했는데요, 어떤 기대를 가지고 계십니까?
(I don't have really great expectation one way or the other, I think it probably indicates imminent resumption of the multi-lateral discussion...)
그다지 큰 기대를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아마도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 자금 문제가 해결된 이후 북한의 핵폐기를 위한 6자회담이 즉각 재개될 것이라는 점을 말해주지 않나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북미 관계정상화 전망과 관련해 이번 미국의 대북 양자접촉 시도가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Well, I think it indicates again the desire of part of US to make progress on this very difficult issue...)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핵폐기라는 아주 어려운 문제의 진전을 바란다는 뜻을 나타낸다고 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국에게 또 다른 아주 어렵고 중요한 문제인 이라크와 이란 문제가 잘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번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방북이 6자회담 진전과 북미관계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Well, it will certainly should add some momentum to the negotiation...)
이번 힐 차관보의 방북은 분명히 북미 양자협상, 또 다자협상인 6자회담에 추진력을 더해 줄 것입니다. 그가 북한을 방문했다는 사실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하지만 힐 차관보의 이번 방북을 통해 어떤 큰 구체적인 성과물을 기대하기는 좀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에 대해 부시 행정부 내부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보십니까?
(I think the Bush administration on the whole is somewhat more unified on the issue of North Korea...)
부시 행정부 전체적으로 과거 6년 동안과 비교했을 때 북한 문제에 대한 보다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북한이 북한 핵폐기와 관련해 중대한 단계(major step)에 이르기 전까지는 북미 관계정상화와 관련한 급속한 진전은 힘들 것으로 봅니다.
구체적으로 핵폐기와 관련한 중대한 단계란 뭘 의미하는 것입니까?
(I think they're going to have to produce an inventory of their nuclear activities...)
북한은 우선 그들의 핵 관련 활동과 관련한 신고목록을 작성해야 합니다. 여기서 가장 큰 의문은 과연 북한이 그동안 존재 자체를 부인해보던 고농축우라늄 핵개발(HEU) 계획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밝힐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미국은 이 문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해답을 얻기 전에 북한 핵문제의 진전을 이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북한이 어떤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보십니까?
(I think the normalization is one of the ways to measure progress...)
북미관계 정상화는 북한문제 해결의 진전을 잴 수 있는 한 척도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94년부터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추구해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실제 북미 관계정상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두 나라 사이 보다 확실한 상호신뢰 관계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러한 상호신뢰 관계를 위해서는 북한 핵문제의 구체적인 진전(concrete progress) 또는 철저한 검증을 수반한 북한의 비핵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어느 정도나 있다고 보십니까?
(I hope it happens. I've been in favor of this kind of movement for a long time...)
저는 과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책임지고 있을 때부터 이런 방향으로의 진전을 선호해 왔습니다. 제가 봤을 때 북한문제 해결의 첩경은 북한을 그들만의 동굴에서 빠져나오게 해서 외부와 접촉시키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렇게 할 때 반드시 북한이 한 걸음 가면 상대측도 한 걸음 가는 그런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