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인권운동 과정서 피해자 신상공개 신중해야”

서울-한도형 hando@rfa.org
2024.02.27
“북인권운동 과정서 피해자 신상공개 신중해야” 사단법인 북한인권 등 북한인권단체들이 지난해 10월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을 규탄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 RFA PHOTO

앵커: 북한 보위부가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운동 등 북한인권단체들의 활동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인권운동 과정에서 관련 피해자 신상공개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 규탄을 위해 지난해 10월 결성 이후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탈북민 강제북송 비상대책위원회’.

 

‘탈북민 강제북송 비대위는 지난해 11 6~8일 미국을 방문해 미국 의회, 유엔 본부, 중국대사관 등에서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했고 당시 피해자 가족ㆍ친척의 허락을 받고 10월 중국에서 강제북송된 탈북민 4명의 성명과 사진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비대위 소속으로 활동 중인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당시 신상을 공개했던 탈북민 4명 중 한 명, A씨의 신원이 북한 보위부에 특정돼 현재 예심을 받고 있는 A씨가 정치범 수용소로 가게 될 위기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A씨가 경제범으로 분류되도록 뇌물을 전달했던 가족ㆍ친척들의 노력이 통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장 대표는 북한 내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탈북민 강제북송 비대위의 미국 일정을 북한 보위부가 주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 대표는 또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중국 내 탈북민에 그다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데 비해 북한 보위부는 섬세하게 탈북민 조사를 한다고 전달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장세율 대표는 앞으로 북한인권활동에 있어 피해자 신상공개, 특히 사진 공개에 대해 신중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 우리도 한동안 김태훈 변호사, 저 그리고 태영호 의원 등 정말 마음고생 많이 했어요. 뉴스를 내도 우리가 실명 같은 것은 좀 피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진짜 사진은 좀 조심해야 될 것 같아요.

 

비대위에서 활동 중인 김태훈 북한인권 이사장도 27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중국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가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전달하기 위해 신상공개를 했는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김 이사장은 향후 피해자 신상공개와 관련해 가급적 가명을 사용하고 사진을 모자이크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태훈 북한인권 이사장: 저들이 가만히 있는 것 같아도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국제사회의 압력이 세다는 것을 저들도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겠더라고요. 이제 가급적 가명으로 좀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천편일률적으로 북한인권피해자 신상을 비공개 처리하는 것은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북한인권피해자 신상공개에 딜레마가 있다는 것입니다.

 

탈북민 강제북송 비대위원장인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개인정보가 공개됐을 때 보다 확실히피해자라는 인지가 생기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인권피해자의 개인정보가 공유되는 것을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장은 북한인권피해자 신상공개 전 가족ㆍ친척들에게 모든 위험을 염두에 둔 상태에서 허락을 받는 방안, 북한인권피해가 발생한지 10년 이상이 지난 경우 등 피해자 구제가 어려울 경우 신상공개를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 확실하게 이 사람들이 피해자가 되었다는 그 인지가 더 확실해지니까, 그래야 국제사회에서 사람들이 반응이 있잖아요. 안 그러면 그냥 말로만 하면 사실 효력이 많이 떨어지거든요.

 

한편 중국 내 탈북민 강제북송 상황과 관련해 정 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는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해 10월과 같은 대규모 강제북송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며 현재는 코로나 이전과 같이 간간히 탈북민 북송이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정 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 대거 북송은 없는 것은 확실하고요. 부지불식 간에 중국 내에서 이미 살고 있다가 체포된 탈북민들은 소소히 북송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해 10월 강제북송된 탈북민들이 현재 북한에서 예심 과정을 밟고 있다며 예심은 짧으면 8개월, 길면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장 대표는 북한의 예심 과정에는 탈북의 목적이 한국행이었다는 자백을 받아내기 위한 구타가 기본적으로 포함된다고 밝혔고, 한국 내 탈북민들과 연고가 있다는 점이 밝혀질 경우에는 반국가혐의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