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부 황해도 이주는 강제노동 위한 것”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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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부 황해도 이주는 강제노동 위한 것” 사진은 평양 근교의 한 집단농장.
/AP

앵커: 북한 당국이 식량 확보를 위한 노동력 투입을 명목으로 주민들의 이주를 단행할 예정입니다. 자발적인 참여라고는 하지만 이는 강제 이주이며 강제 노동을 위한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액트/북한노래 ‘하나의 대가족’> 하나로 뭉치어 우리들 장군님 모시고 따르리

북한 당국의 식량확보사업에 북한 주민의 단합과 참여를 독려하는 선전 노래가 여기저기서 쉼없이 흘러 나옵니다.

북한 관영 언론은 최근 평양에서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 총비서가 농사 및 식량확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해 농사교훈과 올해 불리한 조건으로부터 전당적, 전국가적인 힘을 농사에 총집중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연합뉴스는 17일 북한 관영매체를 인용해 ‘식량난을 공식 인정한 북한이 대표적인 쌀 생산지인 황해남도 농장들에 전업주부 약 1만4천명을 정착시키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고 밝힌 이 여성들은 사회주의 여성동맹원 소속이며, 이 단체는 노동당 외곽기구인 4대 근로단체 중 하나로, 비당원인 30세 이상 전업주부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단체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전해들은 탈북자들은 ‘자발적 참여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쌀생산 증대를 위한 북한 당국의 강제 인력동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영국에 정착한 인권운동가 탈북자 박지현 씨는 90년대에도 17살 이상 미혼 여성들을 함경북도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킨 뒤 농사를 지으면서 군대를 제대한 남성들과 결혼하게 한 경우도 있었다고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박지현: 누가 원해서 갈 사람이 있어요. 북한에서는 원해서 간다는 게 단 한사람도 없구요. 말이 지원이지 강제노동이죠. 인력을 위해서 어느 한 곳으로 무조건 당국이 강제적으로 그 사람들을 이주시키는 그런 시스템인거죠.

박지현 씨는 또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원자재 수입 중단과 그로인한 공장 가동 중단 때문에 많은 남성들이 일자리를 잃었다”면서 “노동력 확대를 위해 실직한 남편이 있는 주부를 우선적으로 선발해 이주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민간연구단체 한미경제연구소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17일, 전자우편으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현대식 농업 기술을 위한 자원이 제한돼 있다”며 “관리 및 수확을 통해 생산량을 늘리려면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주부) 동원은 수확 증대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 봤습니다.

북한문제 전문가인 미국의 마크 배리 국제세계평화학술지 편집장은 같은 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자우편으로 “북한은 벼 수확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사람들을 동원해야 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주부 이주는, 중국에서 수입하는 식량에 의존하지 않도록 국내 생산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또 “이러한 강제동원이 주민들로 하여금 불평할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러한 효과가 나타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주부 동원은 북한으로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며, 북한 당국은 그들이 갖고 있는 인적자원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짜내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 하지만 언젠가는 외부세계로부터 지원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북한 정권은 지원없이 무기한으로 지속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중국이 어느 시점에서 북한에 지원물품을 들여보냄으로써 북한이 무너지지 않게 할 것이라고 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같은 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의 주부 노동 동원은 인권침해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북한에서, 특히 고난의 행군 이후에 주부들이 자신의 가족의 생존을 위해 많은 노력과 희생을 해왔습니다. 이제 또 이런 주부들까지 이렇게 엄격하게 (강제) 동원된다고 하니까, 역시 북한 여성들은 아주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강제노동 동원 논란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달 초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관영매체를 인용해, 북한 고아들이 국영 광산과 공장, 농장, 산림 등에서 국가를 위해 막노동을 자원했다고 주장해 국제적으로 많은 우려를 낳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국무부는 앞서 지난해 발표한 ‘2020년 인신매매 보고서’를 통해 북한 정권이 북한 성인 및 어린이들의 집단 동원을 통한 강제 노역, 정치적 억압 체계의 일환인 정치범 수용소, 노동교화소, 해외 노동자 송출 등 강제노역 양상을 보였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한편,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14일 ‘북한: 2020/21 식량 공급과 수요 전망’ 보고서를 공개하고, 북한 당국이 올해 10월까지 확보하지 못한 식량은 86만 톤 수준이라며 이는 약 두 달치 상당의 식량에 해당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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