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기자회 “김정은, 세계 최악 언론약탈자”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6.11.02
bbc_exile_b 북한이 지난 5월 '불경한 보도'를 이유로 추방한다고 밝힌 영국 BBC 방송의 루퍼트 윙필드-헤이스 기자가 평양의 김일성 대학에서 북한 관계자에게 취재를 제지 당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국제 언론 감시 단체 ‘국경없는 기자회’가 2일 발표한 ‘세계 최악의 언론 약탈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프랑스 파리에 기반을 둔 국경없는 기자회가 2일 발표한 전 세계 최악의 언론 약탈자 35명 중 한 명으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목됐습니다.

이 단체의 벤자민 이스마일(Benjamin Ismail) 아시아담당관은 2014년 처음 제정된 유엔 국제 언론인 범죄 면책 종료의 날(International Day to End Impunity for Crimes against Journalists)을 맞아 3년 만에 이 명단을 발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마일 담당관: 북한의 정치 제도는 언론의 자유로운 취재 활동이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북한은 저희가 발표한 국가별 언론자유지수에서도 이미 수 년 간 에리트레아와 함께 최악의 언론 탄압국으로 지목돼 왔습니다. 김정은은 35명 중에서도 단연 손꼽히는 세계 최악의 언론 자유 약탈자입니다.

이스마일 담당관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정권을 물려받은 2011년부터 대를 이어 주민의 언론의 자유를 박탈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주민들에게 ‘편집증적인 전체주의’를 강요하고 당과 군대 특히 ‘최고 지도자’를 칭송하는 선전선동 이외에 독립적인 언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스마일 담당관은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언론 상황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인터넷이나 외국 언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고 주민을 외부세계 소식으로부터 철저히 고립시키고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는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북한에 사무실을 둔 AP나 AFP보도 조차 마음대로 접하지 못하고 외국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는 이유로 수용소에 보내지는 등 공포 속에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주 드물게 외국 관리의 북한 방문이나 대규모 행사가 있을 때 외국 언론에 입국을 허락하지만 이들이 일반 북한 주민들과 대화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 예로 영국 공영방송 BBC의 루퍼트 윙필드 헤이즈(Rupert Wingfield-Hayes) 기자는 지난 5월 ‘공정한지 못한 보도’를 했다는 명목으로 북한 당국에 의해 체포되었다 추방당했습니다. 앞서 북중 국경지대에서 취재활동 중이던 미국 여기자 유나 리와 로라 링 씨가 2009년 북한에 체포돼 12년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았다 석방되었고, 1990년대와 2000년대 중반에도 북한 기자들이 북한 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 등의 혐의로 수감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스마일 담당관은 언론인을 물리적으로 공격하거나 살해하는 등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언론의 약탈자’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과 처벌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 이외에 세계 최악의 언론의 약탈자 목록에는 이란의 실질적 지배자인 알리 하메네이, 이집트의 압둘팟타흐 알시시 대통령,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 대통령, 콩고의 조제프 카빌라 대통령 등의 독재자가 포함됐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지난 5월에도 김정은 위원장을 언론을 극심하게 검열하고 탄압하는 전 세계 12개국 지도자로 지목하고 이들의 언론 탄압을 폭로하는 캠페인을 벌인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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