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인권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사안들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관련 활동을 되돌아보고, 과연 올해는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활동을 이어갈지 이신화 한국 외교부 북한 인권 국제협력 대사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RFA 신년 특집 대담'북한 인권의 길을 묻다', 진행에 진민재 기자입니다.
다사다난했던 2023년 한 해가 저물고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에 북한서 들려온 소식을 되돌아보면 북한 주민들은 경제적으로 힘든 데 더해 당국의 각종 감시와 검열, 단속 그리고 통제, 처벌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요.
이신화 한국 외교부 북한 인권 국제협력 대사는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한 2023 세계자유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자유지수는 100점 만점에 3점 수준이라면서 북한 인권 상황을‘최악 수준’으로 평가했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대사님 우선 새로운 해를 맞이한 만큼 RFA 청취자분들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신화] 네, 안녕하십니까?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이신화입니다. 그동안 안 좋은 일이 있으셨던 분들도 다 털어버리고 보다 건강하고 또 계획하신 것이 다 이루어지는 새해를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북한에 계신 우리 동포 여러분들도 힘든 겨울을 보내시고 있을 것 같아서 마음이 안타깝기는 합니다만 희망을 가지셨으면 좋겠고 여러분들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저를 비롯해서 북한 바깥에 많이 있다는 것을 좀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고, 모두들 다 새해 복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네, 말씀 감사합니다. 지난 2022년 7월에 북한 인권국제협력대사로 임명이 되셨잖아요. 지금까지 1년 반가량 활동을 하셨는데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서 좀 나름의 평가를 하셨을 것 같아요. 지금 북한의 인권 상황을 어느 정도로 보시나요? 점수를 매긴다면 한 몇 점 정도 될까요?
[이신화] 제가 점수를 매기는 건 좀 그렇고요.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자유권, 시민권을 두고 채점한 것을 보면 북한이 100점 만점에 3점을 받았죠. 아주 낮은 건데요, 참고로 중국은 9점이었습니다. 제가 탈북자들을 여러 번 만났고 여러 루트를 통해 들은 바에 따르면 북한 인권 문제에 가장 중요한 것은 3대 악법, 즉 반동사상법, 평양어 보호법, 청년교양 보장법입니다. 그런 법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말도 안 되는 얘깁니다. 사실 그건 가장 보장받아야 될 알권리 아니면 이런 말할 권리 그런 부분들이 식량권이나 건강권과 더불어서 많이 침해되고 있는 것이고요. 또 코로나 이후에 국경이 봉쇄되어 있는 상황 속에서 식량(상황)도 굉장히 안 좋아진 것 같고요. 특히 그 이유는 결국은 장마당에 나가서 자구책으로 살았었던 지난 10여 년, 거의 20년 가까이 그런 기간동안 있었던 방법 자체를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못하게 하고 있는 거잖습니까? 건강권같은 경우에도 병원을 갈 수 있는 방법 혹은 돈이 없거나 아니면 돈이 있어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침해가) 굉장히 심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최근에 물론 강제 북송 문제 때문도 있지만 사실 한미 양국은 물론이고 영국이든 어디든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굉장히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아마 북한 인권을 개선 하는데 좀 얼마만큼의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기대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떠신가요?
[이신화] 사실은 저희가 활동을 했기 때문에 개선이 되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안타깝게도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올 해가 COI(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가 나온 10주년이라서 저희가 그것을 가지고 굉장히 많은 일들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또 다른 COI가 나올 필요는 없지만 김정은 10년 플러스에 대한 보고는 좀 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좀 강한 생각을 가지고 있거든요. 무슨 뜻이냐면 2014년에 그 보고서가 나왔을 때 북한이 굉장히 기민하게 움직였지 않습니까? 그중에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였던 것이 자기들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의 이름이 그 보고서에 나올까봐, 그리고 또 최고 지도자라는 얘기가 나올까봐, 그리고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내는 북한 주민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보호책임(R2P) 때문에 기소가 되는 문제. 이런 부분들에 굉장히 예민했었잖아요? 그래서 2024년에는10년 정도를 좀 따끔하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일들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RFA 자유아시아방송도 저희를 많이 도와주시고 (북한 인권 관련한)문제를 많이 내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기자] 말씀을 듣다 보니까 지난해 11월이 잠시 생각이 나는데요. 워싱턴 DC 허드슨 연구소에서 열린 대담에 참석을 하셨어요. 그때 하신 말씀이 한미의 양국 차원에 보다 구체적인 북한 인권 정책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에 대해서 좀 더 가시적으로 진전된 부분이 있을까요?
[이신화] 사실은 (지난해) 10월 7일에 있었었던 강제북송을 막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공동성명) 초안을 하나 만들었어요. 어떻게 만들었냐면 강제송환된 그 여성들 아니면 탈북자들이 여러 가지 고충을 받거나 수용소에 들어가야 되거나 고문을 받아야 되는 그런 부분들을 막아야 된다는 것은 북한에 대한 메시지죠. 그 다음에 두 번째는 더 이상의 추가 북송은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은 중국에 대한 메시지잖아요. 그 두 가지를 골자로 하는 공동성명을 제가 하나 만들었어요. 그 하나가 뭐냐면 그 여성들이 많은 경우가 아이들이 생기더라고요. 중국에서 인신매매가 됐든 강제 결혼이 됐든 그냥 결혼이 됐든. 그게 무슨 뜻이냐면 자기 자식과 떨어져야 되는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되는 거잖아요. 반면에 그 자식들은 그 어머니와 떨어져야 하는 고통을 겪어야 되는데 대부분이 중국 국민이죠. 그래서 중국 국민들이 고통을 받아야 된다는 의미에서 자식과 어머니를 떨어뜨려 놓지 말자 그런 식의 내용을 넣어서 초안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만들어서 터너 특사한테"혹시 입장이 곤란하면 우려를 표명한다는 의미의 표현을 넣었으면 좋겠다"그랬는데 좋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터너 특사가 제게 역으로 제안한 것은 유사 입장 국가들을 조금 더 늘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좋은 생각인 것 같아서 두 개를 조율하고 있는데, 이건 저희 둘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미국 국무부와 한국 외교부가 같이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지금 일단 공동성명서를 만들어서 마지막 조율 단계에 있습니다. 그건 제가 구체적인 성과라고 볼 수가 있고요.
[기자] 중국 정부가 탈북민들을 대거 강제 북송했잖아요. 그리고 중국에 대한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굉장히 높은데도 불구하고 중국은 사실 요지부동이에요 현재. 중국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현실적인 돌파구가 있을까요?
[이신화] 제가 볼 때는 중국은 G2 글로벌 리더가 되고 싶어 하는 국가거든요. 그러면 그 글로벌 이미지나 평판이 되게 중요한 나라일 수밖에 없겠죠. 지금 북중러가 붙는다고 하지만 제가 국제정치학자로서 얘기를 드리기에는, 북한과 러시아와 같은 불량 국가의 하나가 되고 싶어 하지 않아요 중국은. 근데 어쩔 수 없이 이쪽과 각을 세우다 보니 북중러가 된 것이죠. 북한과 러시아에서 우리가 중국을 빼내는 것이 중요하지, 계속 악마화시켜서 (불량 국가 편에) 집어 넣는 것는 국제정치적으로 별로 현명한 전략이 전 아니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더해서 북한인권문제도 마찬가지로 생각을 하는 거죠. 비판할 건 비판해야죠. 제가 공동성명에도 분명히 그 얘기는 썼습니다. 그래서 지금 중국 얘기를 직접 써야 되냐 말아야 되냐 이런 부분들 때문에도 의견이 오가고 있는 상태인 만큼 저는 굉장히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제 입장도 굉장히 강합니다만, 중국을 법적으로 규탄해야 된다거나 악마화시킨다거나 해서 북한의 탈북자들 한 명이라도 더 건질 수 있으면 저도 그렇게 하겠는데 제가 97년부터 쭉 연구를 해온 결과는 사실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UNHCR이나 UNHCR 인권사무소랑도 여러 번 얘기를 해봐도 제가 (중국의 법적 책임 규명에 관해) 목소리를 높여서 도움이 되는 경우가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여러 액터(행위자)가 있잖아요. NGO도 있고 탈북자 피해자 가족들이 있고 저같은 사람이 있고 또 외교부나 통일부나 이런 기본적인 입장을 말해야 되는 기관이 있고 다 다양하잖아요. 학자도 있고. 사람들이 맡은 바로 얘기할 수 있는 것들을 정리하고 조율해서 다양한 방법과 다양한 레벨로 소위 말하는 신중하고 계산을 잘하는 외교를 중국을 통해서 해야만 우리가 강제 북송을 조금 더 막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기자] 올해 활동하시는데 중점을 두는 방향, 한 마디로 표현하신다면 뭐가 있을까요?
[이신화] 북한 인권의 국제화, 그다음 북한의 군사적인 위협과 인권은 동전의 양면이니까 같이포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 젊은이들에게 (인권 활동에) 힘을 부여하자는 것인데요. 거기에 하나만 더한다면 2월 말부터 활동을 시작할 겁니다. 아세안 유사 입장 국가들, 즉 북한 인권이나 여러 가지 외교에 대한생각이 좀 다르지만, 보편적인 가치는 지키고 싶어하는 국가들... 그런 국가들이 있으니까 북한인권결의안이 만장일치로 늘 통과된 거 아닌가요?
우리랑 생각이 다른 국가들도 그러한 국가들을 조금 더 (한국 편으로) 많이 늘리고 친구 국가들로 만들려면 많은 소통이 필요하고 또 많은 설득이 필요하고 많은관여가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그 일환으로 2월에 아세안에 가고 싶어요. 짧게라도 그 아세안에 가서 거기에 정부분들도 만나고 젊은 친구들한테 북한 인권 얘기도 해주고, NGO들이 있으면 만나고, 국제기구들 사람들도 만나고. 그러기 위해 지금 외교부와 상의하고 있습니다. 슬로건 갑자기 생각이 났는데요, 북한 인권 사랑해! 제가 사랑한다는 것은 북한 인권, 그리고 북한 주민도 사랑하고, 북한 인권을 위해서 일하는 NGO들도 사랑하고. 다사랑한다는 의미입니다.
[기자] 지금까지 한국 이신화 북한 인권 국제협력대사와 함께 북한인권의 현주소와 또 앞으로 활동방향에 대해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이신화] 네 감사합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