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양강도 국경경비대 일탈행위 증가
2023.07.20
앵커: 최근 양강도에 주둔하고 있는 국경경비대 군인이 문건을 가지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다른 부대에서도 군인이 마약을 사용하고 강도질을 하는 등 국경경비대의 일탈이 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압록강과 두만강을 경계로 중국과 러시아와 국경을 인접하고 있는 북한 북부 국경 지역에 5개 여단 무력의 국경경비대가 주둔하고 있습니다. 일반 인민군 부대와 달리 밀수나 도강(월경)행위 등을 단속하면서 돈맛을 톡톡히 본 국경경비대 군인들의 일탈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8일 “지난 6월 중순 양강도에 주둔한 국경경비대 25여단 소속 군인이 문건을 가지고 도주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보천군에 있는 국경경비대 군인이 중대장 책상에 있던 문건을 가지고 도주했다”며 “전날 전 중대원이 모인 앞에 나와 중대장으로부터 추궁을 받은 데 대한 반발에 의한 사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군인이 무슨 일로 중대장의 추궁을 받았는지는 즉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소식통은 “분실된 문건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단에서는 문건과 함께 탈영병을 무조건 잡으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여단 지휘부와 보위부 성원들이 비상소집된 후 보천군과 주변 부대에 파견돼 도주한 군인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도주한 군인을 잡기 위해 안전부까지 동원되었다”며 “보천군에서는 주민들에게 집에 이상한 사람이 찾아오면 즉시 신고하라는 지시가 포치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도주한 병사를 찾느라 며칠씩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들볶였다”며 “아직 도주한 군인이 잡히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그 군인이 속한 중대, 대대 등 부대 지휘관들이 연대적 책임으로 처벌을 받은 것은 뻔한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은 19일 “6월 말 혜산에 있는 국경경비대의 한 군인이 빙두(필로폰)를 사용하다가 안전부에 현장 체포되었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군인이 체포된 건 동네 누군가가 신고한 데 따른 걸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잡힌 군인은 상급병사로 혜산동에 있는 23살난 친한 여성의 집에서 마약을 하다가 안전부에 적발되었다”며 “안전부의 조사과정에 그 군인이 2019년부터 잠복근무를 서면서 밀수를 눈감아주고 받은 돈으로 빙두를 구입해 사용했다는 진술이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 군인이) 돈이 떨어지자 빙두를 구하기 위해 주민들의 집을 턴 적도 몇 번 되었고 밤에 길가는 여성의 입을 막고 손전화기를 빼앗아 달아나는 강도질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며 “안전부가 족쇄를 채운 그 군인을 범죄 진술 자료와 함께 국경경비대 25여단 보위부에 이관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국경경비대를 일반 인민군 부대와 달리 전투력도 없고 규율도 엉망인 오합지졸 집단으로 여긴다”며 “국경경비대 군인들은 밀수꾼이나 국경을 넘나드는 주민들과 결탁해 돈을 버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