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도적 위기는 핵∙미사일 자금전용 때문”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2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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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인도적 위기는 핵∙미사일 자금전용 때문”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영양실조와 수해 등으로 고통받는 북한 어린이들의 모습을 지난달 촬영한 영상.
/연합뉴스

앵커: 북한 주민들이 처한 인도주의적 위기는 대북제재 때문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국가 재원을 무기 개발이나 사치품에 전용하는 북한의 약탈 정권에서 기인한다고 미국의 제재 전문가가 거듭 주장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대북 제재의 완화나 해제는 북한 주민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된다는 증거가 있을 때에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탠튼 변호사: 예를 들어 금강산 관광의 경우 북한의 약탈 정권(kleptocrats)에 상당한 수입원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돈이 핵무기 개발이나 지도자의 호화 요트 혹은 정치범수용소 주변 가시철조망 구입에 사용되었는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수십 년에 걸쳐 인도적 위기를 겪고 있는 이유는 제재가 아니라 북한 정권이 자금을 핵과 미사일 등 무기개발에 전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따라서 제재의 목적과 달리 결과적으로 북한 주민의 삶을 어렵게 했기 때문에 제재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최근 한국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또 북한 당국이 주민들이 직접 농산물을 재배하고 장마당에서 거래하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수차례 거부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수용해 필요에 따라 공평하게 분배해야 한다는 겁니다.

북한 정권이 코로나19에 대한 지나친 통제 조치로 국제사회의 지원물품의 유입을 막고 있기 때문에 식량과 의약품 부족 등으로 북한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초래되었다는 것이 스탠튼 변호사의 지적입니다.

미국 터프츠대학의 이성윤 교수도 유엔 세계식량계획 등에 따르면1990년대 북한의 대기근 이후 북한의 식량 부족은 꾸준히 연간 130만 톤 가량이었는데, 약 2억 달러에서 3억 달러 가량이면 국제시장에서 옥수수나 쌀을 구매해 주민들의 굶주림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성윤 교수: 사치품에 쓰는 비용은 매년 6억 5천에서 7억 달러고요. 미사일 예산도 매년 13억 달러 정도 소모하고, 핵무기 등등… 그러니까 북한 당국이 돈이 없어 인민들이 굶주리는 것이 아니라 굶주리든 말든 어느 정도 배고프게 놓아 두자…그리고 북한 정부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개인의 자산을 핵무기, 불법활동 이런데 지금 다 쏟아 붓고 있죠.

이 교수는 그러면서2019년 유엔의 식량조사 통계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영양부족 인구(prevalence of undernourishment in the population)가 전체 인구의 약 60퍼센트, 짐바브웨와 아이티가 약 50퍼센트로 북한과 함께 세계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는 국가들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과 같이 어느 정도의 산업화∙공업화∙문맹률 퇴치를 이룬 나라가 이처럼 만성적이고 심각한 식량난에 허덕이는 경우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1994년 제네바 합의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특사는 제재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라며, 북한이 비핵화에 있어서 상당한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 혹은 한미가 제재를 상당부분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I could imagine a US or US-ROK initiative that offers  substantial but less than complete sanctions relief in exchange for a substantive move in the area de-nuclearization, as evidence of good will on both sides, and acceptance of reciprocity as a principal on the long road to normalization of relations.)

미국 민간연구단체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북한의 식량과 비료의 수입이 급감하는 등 북한의 인도주의 위기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국제사회가 북한이 방역과 소독 등을 개선해 식량과 의약품 수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와 해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한국 통일부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미국 국무부와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측은 26일 오후까지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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