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애당심 고취 위해 20년 전 영화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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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노동당에 등을 돌리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로잡겠다고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당과 수령에게 충성을 다하라는 선전이 통하지 않자 20년 전에 제작된 영화를 간부용 학습제강으로 제시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때 북한에서 당과 수령에 대한 절대적 충성심은 곧 애국자의 표징이었습니다. 하지만 사회주의 구호만 남아 있는 요즘 이러한 충성심은 사회적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그러자 북한 당국은 오래된 영화까지 들먹이며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9일 "이달 두 번째 주에는 '예술영화 《당원증》의 주인공처럼 살며 투쟁할 데 대하여'라는 학습을 진행했다"면서 "이는 당에 등을 돌리는 사회적 현상이 심화되자 당에서 급기야 취한 대책"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12월 2주 학습제강이 각급 단위와 기관 기업소, 사회단체에 간부들을 대상으로 배포되었다"면서 "그런데 이번 달 학습은 20년 전에 제작된 영화를 시청하고 토론하는 방식이어서 당원들 속에서 의구심이 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예술영화 '당원증'은 1982년 당원증 교부시기에 있었던 실제 사실을 기초해 1998년 제작된 영화"라면서 "이 영화의 주인공들의 사상정신 세계를 따라 배워 당과 수령께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게 당에서 요구하는 학습목표"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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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주 학습제강. /Photo RFA

이어 "하지만 영화는 노동자에게 배급을 주고 빨래 비누와 칫솔 같은 가정용품이 공급되던 시기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이에 당원들은 당시엔 그나마 국가 식량 배급제가 존재했지만 지금은 다 스스로 해결하는데 어디서 충성심이 우러나오겠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먹고 살 생활토대는 마련해 주지 않고 무조건 당과 수령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하라는 것은 참으로 파렴치한 요구"라면서 "대부분의 주민들이 당증보다 돈을 더 귀중히 여기는 시대에 '당원증' 영화나 학습시키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지탄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0일 "이번 주 간부용 학습제강은 예술영화 '당원증'에 대한 내용"이라면서 "해당 영화를 시청하고 영화의 주인공을 따라 배우자'는 토론을 진행하라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에서 이달의 학습제강으로 영화 '당원증'을 제시한 것은 당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인 입장, 사회적인 현상과 무관치 않다"면서 "노동당에 대한 당원들의 관점이 얼마나 타락했으면 '당원증' 영화가 이달 간부용 학습제강으로 선정됐겠냐"고 질문했습니다.

또 "요즘은 노동당에 입당하겠다는 사람을 머저리(바보)로 취급하는 시대"라면서 "대부분의 당원들과 그 가족들은 '당증이 밥 먹여주냐'며 '있는 당증도 버릴 수 있다면 내다 버리겠다'는 입장이어서 당의 권위 회복이 시급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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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주 학습제강. /Photo RFA

이어 "당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감지한 당국이 '당원증' 영화를 이달의 학습제강으로 제시했다"면서 "당과 수령에 대한 절대적 충성심을 보여준 영화의 주인공들을 따라 배워 수령이 걱정하고 당이 바라는 곳에 서슴치 않고 나서라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강에는 '당원은 어떤 명예나 물질적 부가 아닌 오직 당과 수령,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티 없이 맑고 순결한 량심을 바치는 량심의 인간임을 강조했다"면서 "지금 전쟁 때처럼 당과 수령을 위해 스스로 한 목숨 다 바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당과 수령을 위해 목숨을 바칠 당원들이 없다는 게 현실"이라면서 "이제는 당원증이 개인의 출세를 위한 1호 지참품이던 시기는 영원히 지났다는 게 일반적인 관점이어서 당에서 이런 사회 분위기를 돌이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