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정부는 북한이 3년 7개월 만에 국경 개방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중국이 자국 내 탈북민들에 대한 강제 북송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7일 관영매체를 통해 코로나 사태로 폐쇄했던 국경을 3년 7개월여 만에 공식 개방한다고 밝힌 북한.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국경 개방에 따른 중국 내 탈북민 강제 북송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 : 북한의 국경 개방이 북한 주민의 어려운 민생과 참혹한 인권 상황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런데 이 같은 기대와 정반대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국경 개방 후 중국 내 탈북민의 강제 북송 가능성에 대해서 정부는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28일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중국 내 탈북민들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 북송되지 않아야 하고, 탈북민 본인의 의사가 존중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강제북송을 막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을 관계부처와 함께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국경 봉쇄 뒤 몇 년 만에 재외 주민 입국을 승인한 것은 제한적인 국경 개방이라는 평가도 내놓았습니다.
통일부는 북한 관영매체가 해외 체류 주민의 귀국을 승인했다는 내용만을 보도했다면서, 이는 제한적인 국경 개방으로 보인다는 분석과 함께 전면적인 개방과 관련한 동향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국경 개방 배경에 대해선 “그동안 국경 봉쇄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컸을 것”이고 “인사 교류 차단으로 불편한 점도 많았을 것”이라며 그와 관련한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일단 개방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말 이른바 ‘전승절’ 열병식에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을 초청한 것에 이어 양국과의 항공편 운항을 재개했고, 지난 16일엔 압록강철교를 통해 카자흐스탄 세계대회에 출전할 태권도 선수단 수십 명을 버스로 중국 측에 이동시킨 바 있습니다.
이번 국경 개방과 관련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대외 교류도 당분간 중국·러시아와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현재 북·중, 북·러 간에는 육·해·공 통로에 대한 통제가 모두 해제된 상황에 북한 입장에서도 중국·러시아와의 교류에 방점을 두는 조치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항로에 이어 육로를 통해서도 북한 주민들의 대규모 귀국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그 자리를 새로 파견된 새로운 인력이 채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 실장은 “북한 주민들이 귀국하면 외화벌이 수입원이 줄어들 것이므로 북한 주민들의 귀국 조치와 북한 인력의 중국 및 러시아 파견 조치는 병행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미 군 당국은 이날부터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합훈련 2부에 돌입했습니다.
한국 군에 따르면 한국 정부연습인 ‘을지연습’과 통합해 국가총력전 수행능력을 점검한 1부 훈련에 이어 2부 훈련은 군 단독으로 오는 31일까지 나흘간 실시됩니다.
이번 훈련엔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참여해 소대급부터 여단급 부대 훈련까지 진행하고, 한국에 주둔하거나 미 본토에서 파견된 우주군도 참가합니다.
연합통합화력훈련과 공군 쌍매훈련 등 30여 건의 다양한 연합야외기동훈련도 실시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