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인권 단체 “억류 여기자 재판은 부당”

국제 언론과 인권 단체들은 북한이 미국인 여기자 두 명에 대해 재판을 결정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이란의 선례를 따라 여기자들을 조속히 석방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2009.05.15
이수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프랑스에 기반을 둔 국제 언론 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는 북한이 미국인 여기자 두 명의 재판 날짜를 발표한 데 대해 이들을 재판에 회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의 빈센트 브로셀 (Vincent Brossel) 아시아 태평양 담당국장은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는 북한과 중국의 국경 지역에서 탈북자를 취재하고 있었을 뿐이며 이들을 불법 입국과 적대 행위의 혐의로 재판한다는 북한의 결정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로셀 국장은 특히 북한에는 투명하고 공정한 독립적인 사법 기관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북한은 국제법과 인권을 존중해 이들을 조속히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브로셀 국장은 이어 최근 이란이 미국인 여기자 록사나 사베리 씨를 석방한 조치를 언급하고 이란의 이런 절차가 북한에 억류된 두 여기자들의 신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했습니다.

미국의 IWMF(International Women’s Media Foundation), 국제여성언론재단도 북한에 억류된 두 여기자가 재판에 기소될 혐의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재단 관계자는 북한도 이란의 선례를 따라 여기자들을 석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적인 인권단체인 ‘앰니스티 인터내셔널’(Amnesty International) 즉 국제사면위원회는 북한이 국제법에 따라 미국인 여기자들에 대해 공정한 재판 절차를 진행할지 우려했습니다.

국제사면위원회의 쿠마 (T. Kumar) 아시아담당 옹호국장은 북한은 앞서 미국인 여기자들을 관련 국제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들에 대한 조사 과정이 불투명하고 영사의 접근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쿠마 국장은 북한에 대해 미국인 여기자들의 재판을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변호사 접견권을 보장하며 영사의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커런트 TV 소속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는 지난 3월 17일 북한과 중국 접경 지역에서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다가 북한 군인에게 체포됐습니다. 북한은 이들을 불법입국과 적대행위 혐의로 오는 6월 4일 재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북한 측이 재판 일정을 결정한 조치는 사태가 해결되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이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클린턴 국무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이란이 최근 억류하던 미국인 여기자에게 유죄를 확정한 뒤 석방한 직후에 나왔습니다.

이란계 미국인 여기자 록사나 사베리 씨의 경우 지난 1월 31일 이란에서 체포된 뒤 간첩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년 형을 받았습니다. 사베리 씨의 가족은 이에 대해 변호사를 선임한 뒤 곧 항소했고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석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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