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타나 “북 인권 개선 징후 없어…대북협상에 인권 포함해야”
2019.09.04

앵커: 이달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4차 유엔 총회를 앞두고 북한의 심각한 인권상황을 파헤친 유엔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의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오는 17일 개막하는 제74차 유엔 총회에 제출한 21쪽 분량의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A/74/275)가 4일 공개됐습니다.
먼저, 킨타나 보고관은 북한이 여전히 중대한 기로점에 놓여있다면서, 지난 6월 남북미 판문점 회동을 언급하며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대화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국들의 노력을 평가했습니다.
그는 이어 평화롭고 번영하는 한반도를 실현하기 위해선 이제 ‘옳고 정당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며, 북한의 인권상황이 개선됐다는 징후가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대북 대화에서 인권문제가 전혀 거론되고 있지 않다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는 또 지난 6월 방한 당시 면담한 많은 탈북자들이 향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이루어져도 북한 주민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증언한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최소한 북한이 유엔 인권기구와 협력하고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 독립적인 인권감시를 위한 대북 접근을 허용하는 구속력있는 합의를 포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킨타나 보고관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에 대한 첫 번째 항목으로 ‘식량에 대한 권리’를 꼽으며, 현재 북한의 식량 불안정이 우려스러운 수준(at an alarming level)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그는 북한 정부가 식량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는 일차적인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민들이 장마당에서 부족한 식량을 구하기 위한 경제활동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선 지방 경찰들에게 뇌물을 줘야한다고 보고했습니다.
또 그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문제를 거론하며, 북한 내 ‘관리소’ 시설에 대한 국제감시단의 접근을 제공하고, 수감자의 규모∙성별∙나이∙형벌∙죄목, 해당 정부 당국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말타 후타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대변인 역시 앞서 5월 북한 내 법치와 공정한 재판 등 정당한 법적 절차가 부재한 점과 수용소의 열악한 상황을 비판한 바 있습니다.
후타도 대변인: (북한) 주민들은 수감 중 종종 비인간적이고 치욕스러운 대우를 경험하고, 심문과 징계과정에서 때때로 고문에 처해집니다. (People often experience inhumane and degrading treatment in detention, and are sometimes subjected to torture during interrogation and disciplinary procedures.)
이밖에도,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탈북자들이 북송될 경우 고문과 여타 심각한 인권유린에 처해진다고 우려하며, 중국 정부는 국제 인권 및 난민법, 송환금지원칙(non-refoulement)에 따라 탈북자를 북송하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도높게 지적했습니다.
또한, 그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이 박해로부터 피난처를 찾는 탈북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북중 접경지역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이를 중국 정부가 승인할 것을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