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진단] "북한 투자 유치 위해서는 인권 개선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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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서울에서는 요즘 대북 경협주가 미 북 관계 개선을 타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투자가들도 미 북 관계가 개선되면 한국의 대기업들도 미국과 함께 북한에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 관련 기업들의 주식에 관심이 많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미 북 관계 개선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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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공단 내 남한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여성근로자들 - AFP PHOTO / SIMON MARTIN

그러나 인권 개선 없는 미 북 관계개선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정망이 대부분입니다. 다시 말해 인권이 개선되지 않는 한 북한과 미국의 정상적인 관계는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권 개선 없이는 외국자본들이 북한에 투자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에 부닥치게 됩니다.

Hill: North Korea's human rights record is to be sure among one of the worst and to be sure this has to be addressed.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미 북 관계 정상화에 앞서 열악한 북한의 인권상황이 개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인권 개선 없이는 미국과 북한간 관계 개선은 없다는 것입니다.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 인권 특사도 미 북 관계정상화 과정에서 인권문제가 중요하게 거론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Lefkowitz: 장기적인 관점에서 북한을 어떻게 다룰지 살펴볼 때, 또 앞으로 가능할 수도 있는 북미관계 정상화 과정을 생각해 본다면 인권문제는 가장 첫 번째로 중요한 사안입니다. 북한 당국이 인권관련 정책을 개선하지 않으면 북한은 결코 국제사회에서 그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을 것입니다.

미북 관계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은 남한 기업들의 대북 투자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남한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경제안보팀장입니다.

동용승: 남한 기업들, 특히 대기업들은 소유지분 구조가 외국 자본이 거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원 소유주라고 할 수 있는 외국자본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이것은 남한 기업들이 국제 기준에 맞는 기업경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국제 기준이라고 했을 때, 미국이나 서방세계가 북한의 인권문제를 굉장히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지역에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투자를 강행할 경우에, 이들 한국 대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예를 들면 불매운동이라든가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진다든가 하는 것을 상당히 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동 팀장은 현실적으로 북한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는 남한의 대기업들마저도 북한 당국이 계속 인권 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경우 대북 투자가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지금처럼 북한이 과거의 테러행위와 납북자 문제, 외국인 납치 문제 해결을 외면하면 국제사회가 북한과 거래하는 남한 기업은 물론 다른 외국 기업도 북한과 마찬가지로 부도덕하고 인권을 생각하지 않는 기업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통해 외국 자본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북한 당국의 계획도 결국 인권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지적입니다.

미국과 북한간 관계가 정상화 되더라도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한 개선 요구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베트남간 관계정상화에 관여했던 짐 프리츠텁 (James Przystup) 국립 국방대학교 (National Defense University) 선임 연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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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카라스(Homi Kharas) 전 세계은행 동아시아 국장(Chief Economist and Director for the East Asia and Pacific region in the World Bank) - RFA PHOTO/박정우

Przystup: 미국이 베트남과 수교할 당시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과의 관계정상화를 통해 마련된 외교적 채널을 통해 미국이 갖고 있던 베트남 당국의 인권 탄압 행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정치적 결단을 내린 겁니다. 이후 미국은 베트남의 인권문제에 대해 계속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는 북한과의 관계정상화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입니다. 북한과의 관계정상화가 곧바로 미국이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한 문제제기를 중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 생각에는 관계정상화는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를 북한에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더 직접적인 수단을 미국 정부에 제공할 것입니다.

북한 당국이 경제 재건을 위해 절실히 바라고 있는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 가입을 통한 금융지원도 인권 문제와 연계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호미 카라스(Homi Kharas) 전 세계은행 동아시아 국장(Chief Economist and Director for the East Asia and Pacific region in the World Bank)입니다.

Kharas: In order to join the International Financial Institutions) They start to accept the responsibility of a normal government engaged in normal behavior in the international environment.

카라스 박사는 북한이 지금처럼 부도덕하고 인권을 외면하는 비정상적인 국가 취급을 받아선 국제금융기구 가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권 존중을 외면하고 있는 북한 당국이 국제금융기구 가입 조건 중 하나인 각종 규정 준수 의무를 지킬 것이란 믿음을 기존 회원국들에게 주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경제안보팀장은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선 북한 당국이 인권 문제가 정권에 대한 위협이라는 좁은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동용승: 지금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권문제는 가장 큰 이슈 중에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른바 국제적 기준이 돼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권 개선이라는 것은 단순히 인권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이 비즈니스 마인드나 투자를 유치한다는 차원에서 본다면 그런 차원에서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결국 북한 정권의 생존이 걸린 경제 재건을 위해서도 인권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