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6월 개봉한 영화 '크로싱'은 북한을 탈출해 서울에 정착한 아버지와 뒤이어 탈북하다 몽골 사막에서 죽어가는 아들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흥행 요건으로는 검증되지 않은 '탈북자'라는 소재로 이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개봉을 앞두고 영화 관계자들은 33만명 정도가 관람하면 성공이라고 예상했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크로싱은 한국에서만 공식 집계 93만명이 관람했습니다. 또 내년 3월에는 미국에서도 개봉할 예정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보게 된다는 의밉니다.
지난 4월 출판된 탈북자 출신 장진성 시인의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라는 시집도 12월 현재 "2만권이 훨씬 넘게" 팔렸습니다.
생활고 때문에 북한 장마당에서 어린 딸을 백원에 팔게 되는 한 여인을 그린 이 시집은 일본어로는 이미 번역돼 팔리고 있고, 이달말 영어판도 판매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이밖에도 올 한해 동안 한국에서는 탈북 화가 '선무'씨가 개인전과 화집 등을 통해 획일화되고 억압받는 북한의 일상을 전시해 올 하반기 내내 대중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또 한국의 종합일간지인 조선일보는 북한 사람들의 탈북기를 담아 만든 기록영화를 공개해 북한의 인권과 탈북자들의 고통을 사실적으로 화면에 담기도 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이우영 교수는 올 한해 한국 대중문화의 특징 중 하나로 북한 인권과 관련된 작품들이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파고든 점을 꼽습니다.
이우영: 대중문화계에서도 북한 인권문제가 여러 모로 회자됐던 그런 특징이 있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영화 ‘크로싱’에서 조감독으로 일한 탈북자 출신 김철용 씨는 크로싱이 “재정적으로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한국 사람들의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기대 이상으로 높았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철용: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북한에 대한 관심이나, 북한과 관련한 영화들에 대한 관심도를 봤을 때는, 상대적으로 (크로싱이) 굉장히 흥행한 영화라는 거지요.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를 쓴 장진성 시인도 자신의 시집이 많이 팔린 것은 한국 국민들의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장진성: 좌파 10년 정부를 거치면서 정부 차원에서 친북 논리가 우세했기 때문에 그에 가리워졌을 뿐이지, 한국 국민들은 북한 인권에 대해서 심각하게 알고 있는 만큼, 모두 분노를 느끼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인권과 관련된 책이나 문화상품이 한국 사회에서 모두 다 잘 팔리는 건 아닙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인 탈북자 신동혁 씨가 쓴 책 ‘세상 밖으로 나오다’의 경우 2007년 10월 3천부가 출간된 다음 “500부가 무료 배포됐고 현재 2천부 가량이 팔린 걸로 본다”고 이 책을 출판한 <북한인권정보센터>가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정치 사회’ 분야 서적으로 분류됐기 때문에, “이 정도 팔린 게 나쁜 성적은 아니다”는 게 출판업계의 설명입니다.
한국의 대형 서점 중 하나인 <교보문고>의 독서홍보팀에서 일하는 김현정 씹니다.
김현정: 정치사회 분야에서는 관심있는 분들이 책을 사 보는 경향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 인권이나 정치나 사회문제에 관련해서 관심 있는 분들이 책을 사 보시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거나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어느 분야에서 북한의 인권을 다루든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건 한국에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이라는 게 북한대학원대학교 이우영 교수의 설명입니다.
이우영: 현재 이명박 정부 자체에서 좀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고. 아무튼 사회적으로 특히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북한에 대한 비판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높아지고, 그러면서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여러모로 높아지지 않나…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 인권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관심이 다른 중요 사안들, 특히 한국의 경제 문제와 비교할 땐 그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