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은 지난 2004년 말 이후 중국으로 넘어갔다가 적발된 주민들, 즉 도강자에 대한 처벌 정책을 한층 강화했다고 국제 인권감시 단체인 휴먼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가 5일 보고서를 통해 밝혔습니다. 특히 단순히 먹을 것을 찾아 도강한 주민들에게도 최고 5년까지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진희 기자가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국경지역의 강을 건너 중국으로 넘어가는 일, 즉 도강에 대한 북한 당국의 정책 변화에 대한 휴먼라이츠 워치의 보고서 내용은 무엇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까?
중국에 있는 북한 주민들 16명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보고서입니다. 이들 북한 주민들은 상당히 최근에 북한을 나와 중국에 온 경우입니다. 중국에서 이들을 직접 인터뷰한 케이석 연구원이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내용을 잠시 들어보시죠.
케이석: 이분들이 작년 7월에서 12월 사이에 도강, 말하자면 상당히 최근까지 북한에 있다가 나오신 분들이고, 출신성분, 직업, 여러 가지 배경이 각각 다르구요, 친척이나 가족의 식으로 서로 아는 분들이 아니고 8군데 다른 지역에서 온 분들이었습니다.
석 연구원은 이들 16명의 북한 주민들은 출신 지역, 출신 성분, 직업 등이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도강자에 대한 북한 당국의 정책 변화에 대해 아주 일관성 있는 증언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증언인가요?
2004년 말 이후에, 북한 당국의 허가 없이 중국 쪽 국경을 넘다 체포되거나 중국에 갔다 공안에 붙잡혀 강제 북송된 주민들에 대한 처벌 정책이 강화됐다는 것입니다. 케이석 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케이석: 북한 정세를 관찰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북한 정부가 탈북자에 대해 가혹하게 처벌을 하다, 2000년대 들어서 ‘내부의 적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로 처벌 정책을 상당히 유화했다고 합니다. 단순한 식량난 때문에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잡히면 몇 달 동안 노동단련대에 보냈다가, 심지어는 그냥 풀어주는 경우도 꽤 있었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제가 이번에 얘기를 들어보니, 실제로 유화 정책이 실행이 됐지만, 2004년 말까지만 실행이 되고 이후로는 초범이라고 하더라도, 식량난 때문에 도강한 사람이라도, 그 전보다 훨씬 중한 처벌에 처해질 것이라고 북한 정부가 경고메시지를 내고 발표를 했다는 것입니다.
예전보다 엄중한 처벌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네, 새로운 정책 하에서는, 단순 도강자들도 정규교도소인 교화소에 보내진다고 합니다. 석 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케이석: 단순 도강일 경우에는 5년이 최고라고 들었구요. 탈북해서 중국에 있을 때 한국 사람이나 선교사를 만났다던지, 교회에 다녔다던지 이런 경우에는 주로 정치범들이 수용되는 관리소로 보내진다고 들었습니다. 예전과 특별히 달라진 게 없습니다.
그런데 왜 2004년 말인가요? 특별한 사건이라도 있나요?
휴먼라이츠 워치는, 2004년 여름 베트남에서 400여명의 탈북자들이 남한으로 이송한 이후에 도강자에 대한 처벌 정책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서, 베트남 사건이 정책 변화의 한 이유가 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케이 석 연구원은 실제로 인터뷰에 응한 북한주민들 중 두 명이 베트남 사건을 지목하며, 이 때문에 처벌 정책이 변화됐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 북한 주민들은 어떤 경로로 도강자 처벌에 대한 새 정책 소식을 들은 것인가요?
이들은 북한 당국이 전국적으로 정책을 공포하고 있다고 증언을 하고 있는데요. 특히 북한 당국은, 새로운 정책이나 규정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정기적이고 의무적인 모임인 ‘인민위원회’를 통해 전국적으로 변화된 도강자 처벌 정책을 공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케이석 의원은, 보안원 등으로부터 직접 정책 변화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주민들의 증언대로라면 도강자 처벌에 관한 새로운 정책이 나온 것이 2년 전인데요, 요즘 상황에 대한 증언은 없었나요?
케이석 연구원은, 새로운 처벌 정책에 대해 여러 차례 들었던 북한 주민의 증언 내용을 소개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정책이 강화되는 양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석 연구원입니다.
케이석: 인터뷰 한 사람들이 적기 때문에 정책이 얼마나 광범위 한지, 또 지방관료들이 얼마나 정확하게 실행을 하는 지에 대한 확인은 추후 더 조사를 해야 되는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이 분 들 중에 여러분들은 2004년 이후에 지속적으로 여러 번 들었고, 들을 때마다 형량이 계속 늘었다고 증언을 하셨습니다. 최근에 넘어오신 분들 같은 경우, 넘어오기 전에, ‘무단 도강을 하면 가족 모두가 추방될 것이다’라는 경고를 들었고, 실제로 도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문서에 서명을 한다던지 이런 식으로 점점 더 북한 정부에서 탈북을 막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탈북을 했을 때 더 심한 처벌을 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양상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한편 케이 석 연구원은 국경 경비대 대원들과 관련해 경비대에 뇌물을 주고 도강을 하는 상인들의 경우 이들에게 줘야 하는 뇌물이 훨씬 늘어났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이는 그만큼 그들의 위험부담이 늘어났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이진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