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고 그 검증을 받기로 한 6자회담 합의의 시한을 하루 앞둔 13일 현재 IAEA 즉, 국제원자력기구는 북한 측으로부터 핵폐쇄 검증과 관련된 대표단의 초청 의사를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북한이 당장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을 초청하라고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국제원자력기구 측이 아직 북한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지 못했군요.
네, 국제원자력기구의 한 관계자는 오스트리아 빈 시간으로 13일 오후까지도 북한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앞서 3주전 이 기구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와 핵안전조치(safeguard)를 다루는 기술대표단(technical delegation)이 먼저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었는데요. 이 기술조사단이 방북하려면 북한이 초청을 해야 하는데 아직 북한이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기술조사단이 바로 북한의 핵시설 폐쇄 여부를 검증하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국제원자력기구 관계자는 정식 사찰단의 북한 방문에 앞서 먼저 기술대표단을 북한에 보내는 것이 순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기술대표단이 우선 북한에 가서 북한 측과 구체적인 사찰 범위와 방법 등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후 그 논의 내용을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에서 승인받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북한이 현재 이 기구의 회원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이사회에서 기술대표단이 북한 측과 논의한 사찰방안이 제시되고 이사국들이 이에 동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승인이 있어야 정식 사찰단이 북한을 방문해 북한 핵시설의 폐쇄 여부에 대한 검증을 시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당장 국제원자력기구의 기술대표단을 초청한다 해도 정식 사찰단이 북한에서 활동을 시작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군요.
그렇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측은 최소 열흘 정도는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일단 기술대표단이 북한으로 출발해 북한에서 2, 3일 가량 머물 것이고 오가는 비행기 시간까지 합하면 출발 후 5, 6일 정도 있다 빈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후 이사회를 소집해 사찰단 방북에 대한 승인을 받고 그 후 사찰단이 북한으로 출발하려면 아무리 빨리 절차를 진행해도 최소한 열흘 정도는 걸린다는 설명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힐 차관보는 북한 측에게 당장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을 초청하라고 촉구했죠?
그렇습니다. 미국 측으로서는 북한이 6자회담 합의의 시한인 14일 이전에 핵시설 폐쇄를 시작하는 상징적인 모습이라도 보여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 첫 조치로 북한이 당장 국제원자력기구에 전화를 걸어 사찰단 방북을 위한 초청의사를 밝히라고 말한 것인데요. 13일 베이징에 도착한 힐 차관보는 2.13합의 후 60일이라는 시한을 그냥 무관심하게 지나쳐 버리지는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선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에는 미국이 먼저 합의 후 30일 이내에 해결하기로 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죠?
그렇습니다. 지난 94년 북한과의 핵협상에 참여했던 전 미국 국무부 관리 조엘 위트 씨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번 일은 먼저 약속을 지키지 못한 미국 쪽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Joel Wit: (US is gonna punish North Korea for something US did? That's non-sense...)
“미국이 잘못한 것을 가지고 미국이 북한을 벌한다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위트 씨는 이어 북한이 동결됐던 자금 인출이 실제 가능한 지 확인해 본 후 6자회담 합의사항을 이행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힐 차관보는 북한이 시한을 어길 경우 대책과 관련해 6자회담 참가국들과 협의 후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겠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