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금융 당국은 11일부터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계좌 주인은 누구건 돈을 찾아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계좌주인들 가운데는 이미 사망한 사람도 있고, 남의 이름이나 가짜 이름으로 열어 놓은 계좌들도 있어 이 문제가 어떻게 풀릴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에드윈 트루먼 전 재무부 차관보는 그러나 이 문제가 정치적 타협으로 풀릴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마카오 금융당국이 11일부터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던 북한계좌를 풀어 줬습니다. 이에 따라, 계좌 주인이나 권한을 위임받은 자는 신분확인 절차를 거친 후 개별적으로 돈을 찾아갈 수 있게 됐습니다. 원한다면 다른 은행으로 돈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그 동안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는 50여개의 계좌에 모두 2천5백만 달러에 이르는 북한 돈이 묶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11일 현재 북한 계좌 주인들이 돈을 찾아갔다는 소식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측은 마카오 지점 8개에 흩어져 있는 북한계좌들의 관련서류들을 행정본부로 옮겼다면서, 계좌주인들의 신청이 들어오면 모두 모아서 함께 처리할 예정이라고 남한 연합뉴스에 밝혔습니다. 남한 연합뉴스는 마카오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20여명의 북한측 실무요원들이 마카오에서 자금인출과 송금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외부의 지나친 관심을 피하기 위해 나중에 돈을 찾아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이 계좌 주인들의 신분 증명을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50여개의 북한 계좌들 가운데 상당수는 남의 이름을 빌리거나 거짓으로 이름을 대고 개설한 것이기 때문에 진짜 계좌 주인을 대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다 이미 사망한 박자병 전 조광무역 총지배인 이름으로 된 계좌도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에서 차관보를 지냈고 현재 미국의 민간연구기관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있는 에드윈 트루먼 (Edwin Truman)씨는 1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이 계좌주인의 신분을 증명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Truman: (Most jurisdictions have rules and if he doesn't have state then it goes to somewhere else.)
“북한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은행계좌 주인이 돈의 용처에 관한 유서를 남겨놓지 않고 사망하면 국가로 돈이 넘어갑니다. 따라서 북한측이 이미 사망한 사람의 이름으로 된 계좌에서 돈을 찾아가는 일은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트루먼 연구원은 가명이나 차명으로 된 계좌들에 대해서도 북한측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정치적인 협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이 문제는 이미 금융권의 손을 벗어나 외교적인 차원에서 다뤄지고 있다고 봐야하며, 불법행위에 관련된 계좌주인들에게 돈을 돌려주기로 한 결정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인 돈이 풀리면 인도적인 목적에만 쓰겠다는 당초 약속을 지키지 않기 위해 계속 버텨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북한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자금으로 인도적인 목적의 기금을 만들자는 미국의 제안을 거부하고, 자금 이체를 위한 서류도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북한이 완강한 입장을 굽히지 않자, 미국은 결국 지난 주말 북한계좌 주인들에게 개별적으로 돈을 돌려주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