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대북 지원 섬유 원자재 인천항으로 수송

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북한 핵문제가 진전을 보이면서 남북한 경제협력도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남한은 북한과 합의한 경공업 협력사업에 따라 오는 25일 처음으로 섬유 원자재 5백 톤을 먼저 북한에 보냅니다.

섬유 원자재 5백 톤은 어떻게 북한에 수송되는 겁니까?

폴리에스테르 단섬유 5백 톤이 20일 남한 전라도에 있는 공장에서 인천항으로 실려 나갔는데요, 오는 25일 인천항을 출발해 북한 남포항으로 수송될 예정입니다. 북한은 이 원자재를 받아서 옷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공급합니다.

남한이 경공업 원자재를 대고, 북한이 지하자원으로 갚는 협력 사업이 곧 시작되는 건데,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협력이 이뤄지는 겁니까?

남한은 이번에 보내는 섬유 원자재 말고도 신발류와 비누 등을 포함해 모두 8천만 달러에 이르는 경공업 원자재를 북한에 공급합니다. 11월 말까지 원자재가 모두 북한에 전달될 예정인데요, 그 대가로 북한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아연괴를 비롯한 광물을 남측에 보내고, 나머지는 지하자원 개발권 등으로 나눠 갚기로 했습니다. 남북한은 지난 7일 개성에서 가진 실무협의에서 경공업과 지하자원 개발 협력을 위한 세부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이같은 내용에 합의했습니다.

경공업 원자재와 지하자원을 맞바꾸는 남북 경제협력은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어떤 측면에서 그렇습니까?

전에는 남한이 쌀이나 비료를 북측에 지원할 때 경제 논리보다는 정치논리가 작용했습니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이나 남북대화 등을 수락하는 대가로 받아가는 성격이 강했던 거죠. 반면 경공업 원자재와 지하자원을 맞바꾸는 남북 경제협력은 이른바 ‘유무상통’의 경제협력 사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남북한이 있는 것을 주고 없는 것을 받아 함께 이익을 꾀하자는 구상입니다.

북한은 경공업이 취약해서 생활필수품을 중국에서 많이 사다 쓰고 있는데, 앞으로 남한으로부터 경공업 분야의 지원을 받는다면 많은 도움이 되겠군요.

그렇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남측으로부터 원자재를 받아 공장을 돌릴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북한은 원자재뿐만 아니라 경공업 설비도 남측으로부터 지원받고 싶어합니다. 북측은 지난 5월 남한 경제대표단에게 평양에 있는 류원 신발공장과 봉화 피복공장 등 경공업 관련 시설을 보여주면서, 남측과 경공업 분야에서 협력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당시 남한 대표단을 동행 취재했던 남한 한겨레 신문의 이용인 기자가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얘깁니다.

이용인: 우리 (남한) 기업인들이 북쪽이 남쪽과 협력사업을 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북쪽같은 경우에 가장 부족한 것은 역시 설비였습니다. 생산량의 문제였는데요, 남쪽의 시설이나 설비가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에둘러서 또는 공개적으로 얘기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남북한 모두가 이익을 보려면 남한도 북한으로부터 지하자원을 제대로 받아야 할텐데, 문제는 없는 겁니까?

남한이 광물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사다 쓴다는 점에서 북한으로부터 광물을 받아오는 경제협력 사업은 남한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주기로 한 광물은 2백4십만 달러어치밖에 안됩니다. 남한이 주는 원자재 가격 8천만 달러의 3%에 불과한 액수입니다. 나머지 97%는 5년 동안 기다렸다가 10년에 걸쳐 갚기로 돼 있습니다.

북한이 지하자원 개발권을 남측에 넘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인데요, 과연 북측이 광산 개발권을 순순히 남측에 넘겨줄지 알 수 없습니다. 당장 이달말부터 남한 관계자들이 북한 광산을 현장 조사할 예정인데, 세밀한 조사를 허용할지도 분명치 않습니다. 북한 광산을 개발하려 해도 전기나 도로 같은 기반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남측이 추가로 투자해야 할 비용을 엄청날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