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정상회담 성과 과장” - 오웬 그린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에 나온 종전선언의 당사국 3개 나라에는 남한이 배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국제문제 전문가에 의해 제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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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브래드포드(Bradford) 대학 국제협력안보센터(Center for International Cooperation and Security)의 오웬 그린(Owen Greene) 박사 - PHOTO courtesy of University of Bradford

영국 브래드포드(Bradford) 대학 국제협력안보센터(Center for International Cooperation and Security)의 오웬 그린(Owen Greene) 박사(Chair of Management Board)는 남한 측이 햇볕정책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북한이 한국전 종전선언의 당사자로 남한을 인정했다고 주장하지만 북한이 생각하는 3자는 역시 북한과 미국, 중국이라고 말합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을 보면 3자 혹은 4자 정상이 만나 한국전 종전선언을 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는 문구가 나옵니다. 이 ‘3자 혹은 4자’ 라는 부분의 의미를 어떻게 보십니까?

한국전 휴전체제를 관련 3자나 4자 정상의 종전선언으로 끝내자는 것은 북한이 남한을 한반도 평화체제의 당사자로 인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북한이 남한을 휴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조약의 당사자로 확실히 인정했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또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평화조약 체결 문제는 북한의 핵폐기 문제와 연계돼 있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점입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과정에서 중국을 배제하길 원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북한이 중국을 배제하려 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북한에게 있어 중국은 아주 중요한 동맹국입니다. 3자에 남북한과 미국이 포함되고 중국이 배제됐다는 주장에는 남한 측의 왜곡된 견해(element of spin)가 들어있다고 봅니다. 법률적 전례나 중국의 영향력 등 모든 측면에서 봤을 때 미국과 함께 중국이 당연히 관련 협정 서명국이 되어야만 합니다.

중국 외교부는 남북정상회담이 합의한 종전선언을 위한 3자 혹은 4자 정상회담과 관련해 중국을 배제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는 있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한국전 정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미국이 개입하는데 중국이 개입되지 않을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북한 측이 말하는 3자는 남북한과 미국이 아니라 북한과 미국, 중국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것이 오래 전부터 북한이 입장이었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남한 측 입장을 고려해 외교적 문구를 조금 바꿔 북중미 3자에 더해 남한도 당사국으로 인정해 줄 수 있다는 모호성을 내보인 것이라고 봅니다.

미국 측도 핵문제 해결 없이는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 논의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중국 측도 중국이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과정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남한 측 입장에 불쾌한 감정을 내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평화체제와 관련한 무리한 남북정상회담 합의도출 노력으로 남한 측이 스스로 자신의 입지를 좁힌 것 아니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는데요?

남한 국내 정치적 측면에서 본다면 남한 정부는 이른바 대북 햇볕정책에 매진해왔지만 그리 성과를 내진 못했습니다. 국내 정치적으로 햇볕정책의 성과를 보이라는 압박을 받았을 수 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햇볕정책의 지지자이지만 이는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이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올해 말 남한 대선정국을 맞은 남한의 노무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얻은 성과를 실제보다 과장해 내보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