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일본,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의 직접 당사자 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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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연호

미국 전문가들은 일본이 아무리 우겨도 한반도 평화체제 협의에 직접 참가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일본은 한국전쟁에 참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휴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의 법적인 당사자가 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지난 4월 미국의 연구기관인 아틀란틱 카운슬은 (Atlantic Council)은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 방안을 담은 연구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사업의 책임을 맡았고, 과거 국무부에서 국제안보담당 차관의 고위 보좌관을 지낸 도널드 그로스(Donald Gross)씨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협의에 일본이 참여하는 구상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Gross: (The concept of the four-party talks that Chris Hill refer to is based on the international law on the governments that were principal belligerents in the Korean War.)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얘기한 4자회담 구상은 한국전쟁의 주요 교전국들을 관장하는 국제법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한국전쟁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1953년 휴전협정의 당사자도 아닙니다."

한국전쟁에서 실제로 서로 전투를 벌였던 미국, 중국, 남북한 등 네 나라가 휴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의 법적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러시아 역시 한반도 평화체제 협의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게 그로스씨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러시아는 일본과 러시아를 배제한 4자회담에 대해 탄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28일 일본을 방문한 러시아의 알렉산더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미국과 중국 그리고 남북한이 따로 만날 필요가 있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한반도 평화체제 협의가 6자회담 틀 안에서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지도 논란의 대상입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을 배제한 6자회담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2월 타결된 6자회담 합의문은 직접 당사국들이 별도의 협의체를 만들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협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 핵 안보 대사를 지낸 제임스 굿비 (James Goodby)씨의 말입니다.

Goodby: (This is not an inherent part of the six-party talks.)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는 6자회담에 내재된 부분은 아닙니다. 물론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는 하지만, 6자회담과 구별되는 참가국들이 별도의 협의를 가진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일본이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의 직접 당사자가 되기는 어렵더라도 일정한 발언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굿비 대사는 일본 역시 동북아시아 안보에 심각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안에 따라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밖에도 일본은 유엔 회원국 자격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에 일정한 역할을 여지가 있습니다. 유엔의 승인 아래 회원국들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만큼, 한반도 평화협정 역시 궁극적으로 유엔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