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정부, 대북 제재 조치 재연장 결정

도쿄-채명석 seoul@rfa.org

일본 정부는 9일 각의를 열고 북한 선적의 선박 입항 금지와 북한산 품목 수입 전면 금지를 골자로 한 대북 제재 조치를 다시 반년간 연장하기로 각의 결정했습니다. 도쿄의 채명석 기자를 연결해서 대북 제재 조치가 다시 연장된 배경과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 전망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채 기자, 후쿠다 정권 하에서도 대북 제재 조치가 다시 반년간 연장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마치무라 관방장관은 대북 제재 조치 연장을 각의 결정하고 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납치문제에 구체적 진전이 없었고, 북한의 핵 문제를 둘러싼 제반의 정세로 보아 연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재연장 이유를 밝혔습니다.

마치무라: 납치문제에 구체적인 진전이 없으며, 핵 문제를 포함한 제반의 정세로 미루어 제재 조치 연장의 계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마치무라 장관은 또 “일북 평양 공동선언에 입각해서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납치, 핵, 미사일과 같은 제반 현안을 해결하여 일북 국교정상화를 조기에 실현한다는 기본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면서, “북한이 제반 현안의 해결을 향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다시 요구한다”며 북한과 언제라도 대화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발신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대북 제재 조치는 작년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과 작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발표에 대한 대응 조치로 취해진 것으로서, 두 번 다 대북 강경파인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주도하에 발동된 것입니다.

아베 정권은 지난 4월 대북 제재조치를 반년간 연장했지만, 납치문제 해결에 아무런 소득을 올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새로 등장한 후쿠다 정권이 대북 제재 조치를 일부 완화할 것이란 관측이 한 때 나돌았습니다.

그러나 발족 3주 째를 맞이한 후쿠다 정권이 대북 정책을 재고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습니다. 또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의 단서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후쿠다 정권은 북한의 진정한 속뜻을 좀 더 기다려 본다는 의미에서 일단 대북 제재조치를 다시 반년간 연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일 위원장이 “일본인 납치 피해자는 더 이상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고무라 외상은 9일 “그런 발언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사실이라면 우리는 그의 즉 김정일 위원장의 발언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고무라 외상은 또 “만약 납치 피해자가 사망했다면 북한은 그것을 사실로 인자할 만큼 설명할 책임이 있다. 나아가서 ”생존자는 반환해야 할 것”이라며 피해자 전원의 귀국과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일본 정부 방침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습니다.

마치무라 관방장관도 “지금은 일북 실무 회담이 열리고 있다. 북한은 그런 마당에서 분명히 그런 주장을 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의 설명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일본인 납치문제는 대북 제재 조치 뿐 아니라 북한의 테러 지원 국 해제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인데요. 일본 정부는 지난 10월3일 발표된 6자 회담 합의 문서에서 “테러 지원 국 해제 시기가 일체 명기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일본정부는 또 “테러 지원 국 지정 해제 조건으로 북한의 핵 폐기 문제와 함께 일본인 납치문제의 진전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교도 통신이 워싱턴 발로 보도한 것을 보면, 미국 정부는 일본인 납치문제 진전의 판단 기준으로 “요코다 메구미 씨를 비롯해 사망으로 통보한 8명의 사망 경위를 북한이 일본에 추가적으로 설명하는 협력 자세”를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만약 북한의 추가 설명만으로 납치문제에 진전이 있었다고 판정하면서 북한을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경우 일본 정부의 거센 반발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정부는 그러나 일본 정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납치문제는 일본과 북한간의 문제이지 미국과의 문제는 아니라는 논리로, 올해 안에 북한을 테러 지원 국 명단에서 삭제하게 될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