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후지 산케이 그룹, 새로운 중학교 역사 교과서 출판키로

도쿄-채명석

일본군 위안부 비난 결의안이 미 하원 외교위원회를 통과함으로써 강제 동원을 부정해 온 아베 정권과 일본의 우익세력에 일대 타격을 가했습니다. 때마침 일본에서는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부정하는 왜곡된 역사 교과서를 출판하여 한국, 중국과 격렬한 교과서 마찰을 빚어 온 일본의 우익 그룹이 내부 분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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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CHINA-SKOREA-TEXTBOOK 새로운 중학교 역사 교과서를 들고 설명하고 있는 다와라 씨/PHOTO courtesy of AFP (TOSHIFUMI KITAMURA/AFP)

채 기자, 왜곡된 중학교 역사교과서를 출판해 온 그룹이 내부 분열됐다는데 우선 그 전말을 자세히 전해주시죠.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에 관한 기술이 90년대 중반부터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실리게 되자 일본의 우익세력은 1997년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 새 역사모임)을 결성했는데요.

그들은 2001년 후지 산케이 그룹 산하 후소샤란 출판사를 통해 일본의 침략 역사를 미화하는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출판하여 한국, 중국과 격렬한 역사 교과서 마찰을 빚어 왔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때 자민당의 ‘일본의 전도와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젊은 의원 모임’의 사무국장을 지내면서 일본군 위안부 기술 삭제와 후소샤 판 역사 교과서 채택 운동을 뒤에서 부채질한 장본인인데요.

이 왜곡된 후소샤 판 중학교 역사교과서는 2001년 우익세력과 자민당 의원들의 엄호사격에도 불구하고 역사교과서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이 0.047 %에서 그치는 참담한 패배를 기록했고, 그 4년 뒤인 2005년에도 목표의 1할에 턱없이 부족한 0.4%에 그쳤습니다.

이런 참담한 패배에 대한 책임문제를 둘러싸고 내부 분열이 일어나 작년 1월에는 ‘새 역사 모임’ 결성을 주도한 니시오 간지(초대 회장, 전 전기통신 대학 교수)가 명예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4월에는 야기 히데쓰구(다카사키 경제대학 교수) 회장과 후지오카 노부가쓰(다쿠쇼쿠 대학 교수) 부회장이 동시에 사표를 던지고 이사로 물러났습니다.

두 쪽으로 갈라진 ‘새 역사 모임’이 각각 다른 역사교과서를 출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사실입니까.

27일 RFA 자유아시아 방송이 후소샤 판 역사 교과서 채택 반대 운동을 벌여 온 ‘교과서 네트 21’의 다와라 요시후미 사무국장에게 전화로 확인해 본 결과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다와라 사무국장의 말입니다.

작년 내부 분열이 일어났을 때 후지 산케이 그룹이 야기 그룹에 붙기로 한 것 같다. 야기 그룹이 아베 총리 측과 가깝고 본수 본류에 가깝기 때문이다.

다와라 사무국장의 말을 종합하면 후소샤(扶桑社)의 100% 주주이기도 한 후지 텔레비전은 새로 3억 엔을 출자해서 교과서 출판 전문회사인 ‘이쿠호 샤(育鵬社)’를 오는 7월 경 설립하고 사장도 후소샤의 사장이 겸임토록 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후지 텔레비전은 ‘이쿠호 샤’가 제작, 출판하는 새로운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서 후지오카 그룹의 집필진을 전부 배제시키고 야기 전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일본교육재생 기구’와 협력하여 새로운 집필진을 구성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후지 텔레비전은 후지오카 그룹과 결별하는 이유로 그들이 집필한 후소샤 판 역사교과서는 최초 10%의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했지만, 내용이 너무 우경화 되어 있어 다음 교과서 채택 연도인 2009년에도 시장 점유율을 1%대로 끌어올리기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우경화된 후지오카 그룹이 자신들의 역사교과서를 출판해 줄 출판사를 잃게 된다면 한중일간의 역사 교과서 마찰도 진정 화의 길로 접어 들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교과서 21 네트’의 다와라 사무국장에 따르면 그 가능성은 반반입니다.

다와라: 아직은 어느 쪽이라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다시 말해서 후소샤란 든든한 백 줄을 졸지에 잃게 된 후지오카 그룹은 출판사를 공모한다해도 큰 출판사가 공모에 응할 리도 없고 해서 교과서 시장에서 영향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얘깁니다.

반면 ‘이쿠호 샤’와 야기 그룹이 새로 만드는 중학교 역사교과서는 후소샤 판보다는 더 중립적인 교과서를 지향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실은 아베 정권이 청소년들의 애국심을 고양시킬 목적으로 강행 통과시킨 교육 기본법을 그대로 반영하는 교과서를 만들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더 큰 문제라는 것이 다와라 사무국장의 지적입니다.

다와라: 야기 그룹의 교과서가 더 문제가 될 것 같다. 애국심을 고양하면서도 중립적인 내용으로 포장한다면 다른 교과서와의 구별이 어려워 질 것이다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는 각 지방 교육위원회가 4년 터울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채택 연도는 2009년인데요. 문부 과학성의 학습지도 요령 개정 문제로 빨라야 2010년경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