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북핵폐기 과정에서 역할 커질 수 있어” - 존 스웬슨-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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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양성원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와 함께 6자회담이 오는 18일 재개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본도 앞으로 북한의 핵폐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 산하 동아시아연구소의 존 스웬슨-라이트(John Swenson-Wright) 박사는 북일수교 과정에서 일본이 북한에 제공하게 될 경제지원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웬슨-라이트 박사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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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캠브리지 대학교 산하 동아시아연구소의 존 스웬슨-라이트(John Swenson-Wright) 박사-PHOTO courtesy of CHATAM House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서 일본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많은데요.

물론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때문에 6자회담에서 일본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측면이 있습니다. 현재 일본의 아베 총리는 당선되기 전부터 납치문제를 쟁점화해 일본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끌어냈죠. 또 현재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은 7월말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매우 수세에 몰려 있기 때문에 납치 문제에 대한 강력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완화할 가능성은 적습니다. 하지만 일본 외무성은 그간 북한 문제에 있어 매우 실용적인 노선을 추구해 왔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특히 전임 고이즈미 총리의 대담한 북한 방문은 북일수교와 관련한 근본 기반을 닦았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일본은 북한 핵문제를 푸는데 있어 궁극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이유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무엇보다도 일본이 향후 북일수교 과정에서 약 50억에서 100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대북 경제지원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주목을 끄는 대목은 최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일본인 납치문제를 재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입니다. 물론 북한 측은 일본을 6자회담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고 일본 측도 재일본 조총련과 관련한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두 나라 모두 이러한 대치국면에서 벗어나길 원하고 있을 것으로 봅니다. 특히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이 북한과 관련 협의체를 만든다면 북일관계 개선에 큰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은 자국 군인들의 유해를 발굴하기 위해 북한 측과 오랫동안 협조를 해 왔는데 일본도 납치문제와 관련해 북한 측과 비슷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북일관계 정상화는 북미관계 정상화 과정과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북한 핵문제 해결과 연관된 북미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십니까?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미 국무부 힐 차관보와 라이스 장관은 북한 핵문제 해결 과정의 빠른 진전을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남한은 북한 영변 핵시설이 모두 폐쇄되기 앞서 중유 5만톤 중 일부를 먼저 북한에 보내기로 했는데 이를 미국이 찬성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조짐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우리는 북한의 핵시설 폐쇄보다 더 나아가야 하는데요. 핵시설 폐쇄와 불능화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할 것이고 또 기존에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물질 등에 대한 명확한 파악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완전한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고는 최종적인 북미수교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핵보유 북한과 미국의 수교는 미 의회 입장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