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채명석
1978년 북한으로 납치됐다가 2002년에 일본으로 귀환한 하스이케 가오루 씨가 한국 책을 10번째로 번역 출판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본인 납치 피해자의 한 사람으로 2002년 24년만에 일본으로 귀환한 하스이케 가오루 씨가 남한의 여류작가 공지영 씨가 쓴 베스트 셀러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번역한 책이 31일 일본에서 출판될 예정이어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하스이케 씨는 일본으로 귀환한 뒤 낮에는 니가타 산업대학의 촉탁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밤에는 남한 작가 김훈의 베스트 셀러 <칼의 노래> 번역을 출발점으로 해서 남한에서 발간된 화제의 책을 일본어로 번역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세 차례 자살 미수 사건을 일으킨 여성과 세 명을 죽인 사형수와의 운명적 만남을 그린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하스이케 씨가 번역한 10번 째 남한 책입니다.
아사히 신문이 보도한 것으로 보면 하스이케 씨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번역에 반년간의 정성을 들였으며,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눈에서 불꽃이 튀는 것 같은 충격을 느꼈고, 책을 번역하는 동안은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하스이케 씨는 자신이 2005년에 처음 번역한 <칼의 노래>가 이순신 장군의 삶과 죽음을 극명하게 그리고 있어 일본어 번역에 도전할 마음이 솟아 난 것처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도 삶과 죽음에 직면한 두 남녀의 감정을 심도 있게 그리고 절박하게 묘사하고 있어 이 책을 번역할 마음이 우러났다고 말했습니다.
하스이케 씨는 또 공지영 씨로부터 북한에 납치됐다 24년만에 풀려 난데 대해 “같은 민족으로서 정말 미안하다”는 위로의 말을 듣고 “납치는 북한 사람 전체의 책임이 아니라 일부 정치가의 문제”라고 대답해 두 사람은 금방 친근해 질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스이케 씨는 30일 오후 공지영 씨와 공동 출연한 일본 텔레비전의 뉴스 프로그램에서 북한에서는 일본에 관한 시사문제, 일본 신문을 조선말로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고 말하면서, 북한에 납치되어 한글을 배우게 됐지만 자신이 한국 문학 번역자로 활동하고 있는 일과 납치문제는 별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스이케: 한국 문학 번역을 직업으로 삼게 된 일과 납치문제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스이케 씨는 납치 당시 도쿄에 있는 주오(中央) 대학 법학부 3학년에 재학하고 있었는데, 일본으로 귀환한 뒤 다시 주오 대학 법학부에 복학하여 통신교육 과정을 이수하는 등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또 하스이케 씨 부부와 함께 2002년 일본으로 귀환한 지무라 씨 부부는 고향인 후쿠이 현 오하마 시에서, 월북 미군 병사 찰스 로버트 젠킨스 씨의 부인인 소가 히토미 씨는 고향인 니가타 현 사도가시마에서 북한에서 귀국한 자녀들과 남편 젠킨스 씨와 함께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