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대신 장마당으로 가는 북한 노동자 늘어

워싱턴-김나리 kimn@rfa.org

90년대 후반 북한의 식량배급 체계가 붕괴되자, 북한 주민들은 살기 위한 돈벌이에 나섰습니다. 이후 10년이 지난 현재에도 북한의 노동자들은 기관 기업소에 출근하는 대신 장마당에 나가 장사를 하고 있단 소식입니다.

nk_woman_rice-200.jpg
평양의 한 도로에서 두 북한 여성이 구루마에 곡식을 싣고 운반하고 있다. - AFP PHOTO/GOH Chai Hin

3년 전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가 공동으로 실시한 북한 현지 공동실사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실업률은 30%에 육박합니다. 이를 같은 해 베트남의 실업률 2%, 필리핀의 실업률 약 12%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습니다. 단 한명의 실업자도 없다는 북한 당국의 주장이 무색할 정도로, 북한의 실업률은 높습니다.

탈북자들은 90년대 후반 들어 정부의 식량배급이 중단되고 일감이 없어져 대부분의 공장과 기업소들이 가동을 멈췄다고 전합니다. 이로 인해 평양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무직자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탈북자 김춘애씨는 말합니다.

김춘애: 90년도 중반부터 배급안주면서 평양시도 그랬어요. 95년도 6월부터 배급을 중지하면서 기관기업소 자체가 부담을 했거든요. 힘없는 기업소는 자재도 없고, 일감도 없으니까 다 휴일쓰고 집에 들어가라 했어요.

이 같은 현상은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북한 정부가 공장과 회사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해 자체적 능력으로 이익을 내야하는 상황에 이르자 더 나빠졌습니다. 그 나마 운영되고 있던 일부 군수공장들도 최근엔 이익을 내지 못해 노동자들이 월급을 받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두 달 전 제 3국에서 탈북자들을 만나고 온 휴먼라이츠워치의 석 연구원은 기관기업소의 노동자들이 이제 장마당에서 품을 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케이 석: 노동자들이 직장에 나가지 않는 대신에, 장마당에서 번 돈의 일부를 직장에 기부하는 형식으로 해서, 직장에 나와서 일하는 것을 면제해 주는 현상이 상당히 많이 전국적으로 퍼져 있다고 들었습니다.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고 그 돈의 일부를 국가에 바치고, 그것으로서 자기가 지정돼 있는 직장에 가지 않아도 처벌을 면제받는 형식으로 운영되는 공장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공장 지배인은 직원들의 식량공급을 책임져야 하는 큰 짐을 덜 수 있어 불법임을 알면서도 눈감아주고 있는 게 북한의 현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케이 석: 공장 지배인으로선 그렇게 했을 때 어차피 노동자가 와서 할 일도 없는 데다 배급도 줄 수 없는 상황보다야, 차라리 노동자가 밖에서 일을 해서, 그 대신에 직장에 와서 돈이나 현물로 바치면, 서로에게 좋은 상황인거죠 한마디로.

탈북자 김춘애씨도 기관기업소의 지배인들이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당국의 눈을 피해 노동자들의 장마당 행을 허락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춘애: 정부에서는 인정안하는 건데, 지배인들이 식량을 못 풀어주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방법을 했지요.

늘어나고 있는 북한의 실업률은 북한 경제의 어려움과 한계를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 북한을 떠나온 탈북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