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핵불구 '미국핵우산' 만족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일본 내에서 핵 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와 달리 일본은 여전히 미국의 ‘핵우산’에 만족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의 동아시아 태평양 소위원회는 25일 '일본의 변화하는 역할'이라는 주제로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동아시아 태평양 소위원회가 25일 '일본의 변화하는 역할' 제목으로 연 청문회에서 화두는 단연 북한의 도발이 미-일 안보 동맹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었습니다.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북한의 잇단 도발로 일본에서 미국의 핵 우산을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의원들은 또 평화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본 정치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해 우려했습니다.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부 차관을 지낸 조셉 나이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 행정대학원 학장도 "북한이 일본에 안겨준 안보와 관련한 우려와 논란은 매우 크다"고 증언했습니다


조셉 나이: 북한의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로켓 발사는 일본이 핵 억지력을 스스로 보유하지 않겠다는 오랜 입장을 재고려할 정도로 우려를 낳았습니다.

조셉 나이 학장은 북한의 최근 행동을 “매우 교묘하고, 현혹스럽고, 무법적인 이른바 약한자의 힘(power of the weak)”이라고 묘사하면서 북한의 핵 보유 야망이 미국과 일본 간 양국 관계에 가장 큰 변수가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이 학장은 “평양이 미국과 일본이 군사력을 사용하는 데 있어 잘 조율돼있지 않다는 점을 이용해 북핵6자회담의 핵 폐기 합의사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조셉 나이 학장은 미국의 핵 우산을 비롯한 확장 억지력과 관련한 일본의 우려는 핵의 보유량과 같은 물리적인 측도인 “능력”(capability)뿐만 아니라, 미국이 일본에 주는 “신뢰” (credibility)라는 요소가 함께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나이 학장은 미국과 일본 간 신뢰 (credibility)는 미국이 제공하는 핵 우산을 포함한 확장 억지력에 관한 양국 협의로 한층 강화되고, 미-일 간 전역탄도 미사일 방어 (regional ballistic missile defense)를 더 적극적으로 개발함에 따라 굳건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핵 보유수에 대한 단순한 우려가 핵 무장을 본격화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도 핵 무장에 대한 일본의 의지가 사실상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린 교수는 북한이 2006년 2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난 후, 일본인을 대상으로 ‘핵 무장의 필요성’과 관련한 여론 조사에 대해 80% 의 응답자가 ‘필요 없다’고 답한 게 그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린: 미국이 북한을 테러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한 후 미국과 일본 간 신뢰가 흔들린 적이 있습니다 . 하지만 이것은 궁극적으로 극복될 수 있습니다.

그린 교수는 일본 내 ‘미국의 핵 우산이 얼마나 믿을만한가’에 대한 논의는 계속 되겠지만, 이런 우려가 일본에서 더 심각해 지거나 현실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린 교수는 일본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과 매우 솔직하고 직접적인 협상을 해나가야 하며, 북한에 핵을 포기하라고 강한 압력을 가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핵 무장과 같은 사안이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올해 핵 장비를 유엔에 등록하는 포괄적인 핵 군축안도 제안했습니다. 일본은 1967년 '핵의 제조와 보유,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비핵 3원칙'을 기본 정책으로 채택해 왔습니다. 미국은 일본이 이 '비핵 3원칙'을 지키는 대가로 미-일 안보조약을 근거로 일본에 '핵 우산'을 제공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