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일본과 북한의 관계정상화 실무협의는 일본인 납치 문제가 풀리지 않아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한 채 끝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맨스필드 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Gordon Flake) 소장은 일본이 납치문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분명히 밝히지 않는다면 스스로 고립될 위험이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과 일본이 지난 8일 관계정상화 실무협의를 아무런 소득 없이 끝냈습니다. 베트남에서 열린 이번 실무협의에서 두 나라는 다음 회담의 일정과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헤어졌습니다. 일본은 북한이 지난 1970년대와 80년대 납치한 일본인 문제를 해결해야 관계정상화를 논의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일본인 납치문제는 이미 끝난 문제라며 강력히 반발하면서, 오히려 일본이야말로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에서 북한주민들을 납치한 사건을 해명하고 책임자들을 넘기라고 요구했습니다.
실무협의가 끝난 뒤 북한의 송일호 대표는 일본이 대북 경제 제재를 풀고, 일본내 친북 단체인 총련에 대한 탄압을 중지하며, 식민지배에 대한 보상에 합의하기 전에는 일본측이 요구하는 납치문제 재조사를 고려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송 대표는 교도통신과의 회견에서 일본 아베신조 정권이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납치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의 하라구치 고이치 대표는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협상에서 진전을 보고자 한다면 일본과의 관계를 풀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같은 발언은 지난 6일 미국과 북한의 관계정상화 실무협의가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끝난 뒤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의 민간연구단체 맨스필드 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Gordon Flake) 소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일본이 납치문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분명히 밝히지 않는다면 스스로 고립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Flake: (Right now, still, the US, China, and S. Korea, everyone agrees that the abductee issues must be resolved for Japan to go forward.)
“현재 미국이나 남한, 중국 등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 모두 일본인 납치 문제가 풀려야 일본이 북한 핵문제 해결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납치문제와 관련해 바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북한이 단계별로 취해야 할 조치들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히지 않는다면 다른 나라들로부터 이해를 구하기가 어려워질 겁니다.
일본이 납치 문제 해결에 더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6자회담 합의를 이행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질 위험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아베 일본 총리가 종군 위안부들이 강제로 동원된 것이 아니라고 말해 논란을 빚은 것은 일본이 유연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강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2002년 9월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북측이 일본인들을 납치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일본은 지금까지 모두 15명의 일본인이 납치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나, 북한은 13명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 가운데 5명을 자식들과 함께 일본에 돌려보냈고, 나머지 8명은 이미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사망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운데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을 일본에 넘겨줬으나, 감정결과 가짜 유골로 판명됐다는 일본측의 발표가 나오면서 그동안 납치문제를 둘러싼 두 나라의 협상은 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