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9일 일본인 납치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이 가짜로 판명됐다는 일본정부의 설명은 거짓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유골 감정 결과가 과학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입증된 것이라면서, 이번 주 안에 북한 측에 납치 피해자 문제에 대한 성의 있는 답변을 재차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가짜유골은 일본 측의 조작
북한은 관영 매체를 통해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추정됐던 일본인 두 명이 북한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작년에 드러났다며, 납치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 문제도 일본 측에 의해 조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북한은 작년 11월 평양에서 열린 납치문제 실무회의에서 요코다의 것이라며 유골과 사진 석장 등을 일본 측에 전달했으나, 유전자 감정 결과 이 유골은 가짜임이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관영신문은 일본 측이 진행한 유골 정밀 분석 결과라는 것도 허황한 것이 여지없이 드러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 측 주장은 일본인 납치 문제로 인해 일본국민들의 반북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끕니다. 일본정부는 이 같은 일본 내 분위기 때문에 9일 일본에서 열린 일본과 북한간의 월드컵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에서 관중들이 냉정하게 경기를 관전해줄 것을 당부했었습니다.
납치 피해자 가족, 대북 제재 요구 500만명 서명
또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들은 8일 피해자들의 조기 구출과 대북 경제제재를 요구하는 5백만 명의 서명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게 건네주었으면 좋겠다며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에게 전달했습니다. 이에 대해 호소다 장관은 피해자 가족들의 뜻을 고이즈미 총리에게 전하겠다면서, 유골문제에 관한 북한 측의 대응은 불성실하기 짝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호소다 장관은 이어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일본 측의 유골 감정 결과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유전자 감정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는 입장을 이번 주 안에 북한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요코다를 비롯한 일본인 납치피해자 문제에 대해 북한 측의 성의 있는 답변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은 이미 지난달 26일 북한 측에 유골 감정결과와 함께 의문점과 모순점을 묻는 비망록을 전달했으나 북한은 아직까지 답변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호소다 장관은 그러나 대북 경제제재와 관련해서는 ‘대화와 압력’이라는 종래의 방침을 유지하면서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미국은 일본의 결정 존중할 것
한편 집권 자민당의 아베신조 간사장 대리는 9일 존 볼튼(John Bolton) 미 국무부 군축 국제안보 담당 차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경제제재라는 압력수단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볼튼 차관은 아베 간사장과 만난 후 기자들에게 대북 경제제재는 일본이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하고, 미국은 일본이 어떠한 결정을 내리든 이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Whatever that decision is, I believe the US will respect it."
NHK 방송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수상은 아직 대북 경제제재를 언제 발동할지 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하고, 이것은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이 다시 열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시기에 주변국들의 동향을 지켜보겠다는 배려도 있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김연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