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한 송금을 차단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자금세탁 방지조치가 이달초 본격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 조치로 인해 일본에 사는 한인들이 빠징코 오락사업에서 벌어들인 돈을 북한에 보내기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나 미국 랜드 연구소의 찰스 울프 박사는 재일 한인들이 일본 정부의 눈을 피해 북한에 돈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테러분자들을 비롯한 범죄집단의 자금세탁을 차단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자금세탁 방지조치가 이달초 본격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들은 의심스런 거래요청이 들어오면 즉각 당국에 보고하고, 10만 엔, 미화로 약 9백 달러를 넘는 돈을 송금해달라는 고객이 있으면 신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그전에는 송금액이 2백만 엔, 미화로 약 1만8천 달러를 넘지 않을 경우 신분확인이 필요 없었습니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현금 자동 입출금기계를 이용한 송금도 일정한 신분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했습니다. 일본 재무성은 국제 자금세탁 방지기구(Financial Action Task Force on Money laundering)의 권고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대북 송금을 막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의 권위있는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일본 정부의 자금세탁 방지 조치로 인해 일본에 사는 한인들이 빠찡코 오락 사업에서 벌어들인 돈을 북한에 송금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빠찡코는 일본에서 성행하는 오락기로 재일 한인들이 상권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재일 한인들이 관광객 신분으로 북한에 직접 들어가 현금을 전해줄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으나, 일본과 북한을 오가는 정기 여객선이 운항을 중단한 만큼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여권에 북한을 방문한 기록이 있으면 일본 입국이 거부될 수 있기 때문에, 재일 한인들이 중국을 거쳐 북한에 다녀오는 방법도 쉽지 않다고 이코노미스는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민간연구기관인 랜드연구소의 찰스 울프 (Charles Wolf) 박사는 19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일본 정부의 조치로 대북 송금이 상당히 제약을 받기는 하겠지만, 여전히 빠져나갈 구멍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Wolf: For example, (they can) draw checks on banks in China, Switzerland or the US and then have the remittance transmitted by a indirect source that would escape Japanese controls.
"일본에 사는 한인들이 중국이나, 스위스, 미국 같은 제3국에서 일단 수표를 끊은 뒤에 또 다른 경로를 통해 북한에 송금하는 방법으로 일본 정부의 통제를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범죄에 관련된 돈이든 아니면 단순히 북한에 사는 가족에게 보내는 돈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일본 정부가 상당히 공을 들여 대북 송금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는 했지만, 물샐틈없이 막는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지난 90년대 일본 경제가 오랜 침체에 빠지면서 빠찡코 오락산업도 타격을 입는 바람에 재일 한인들이 북한에 보내는 돈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울프 박사는 그러나 지난 몇 년 사이 일본경제가 다시 살아나면서 빠찡코 오락산업도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며 재일 한인들의 대북 송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울프 박사는 재일한인들이 일본 빠찡코 시장의 4분의 1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총수입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나 순수익이 얼마인지 그리고 그 가운데 얼마나 북한에 송금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