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 융통성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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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일본인 납북 문제를 지나치게 부각시킴으로써, 6자회담 참가국들 사이에서 고립을 자초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 일본의 동맹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 같은 주장은 11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민간 연구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열린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에 관한 토론회에서 제기됐습니다. 우선 미국 의회조사국에서 아시아 문제를 분석하는 에마 챈렛-에이브리(Emma Chanlett-Avery) 씨는 일본 아베 정권이 납북자 문제를 지나치게 밀어붙이면서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챈렛-에이브리 씨는 무엇보다, 지난 2월 타결된 6자회담 합의에 따른 대북지원에 일본이 납북자 문제를 이유로 들며 참여하지 않은 점을 꼽았습니다.

당시 합의에서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이 초기 핵폐기 이행조치를 하는 대가로 5만 톤의 중유를, 그리고 핵시설 불능화 등 다른 조치를 취할 경우 95만 톤의 에너지 지원을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납북자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참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챈렛-에이브리씨의 얘깁니다.

Chanlett-Avery: (Setting aside whether or not Kim Jong-il and N. Korea is willing to end their nuke weapons program.)

"북한이 자국의 핵 계획을 포기하느냐 마느냐는 일단 접어두고, 북한의 핵 포기로 가는 초기 단계에 대한 대가로 지원을 하는 데 일본이 빠지기로 결정한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융통성을 안보이면 영향력도 가질 수 없습니다. (No flexibility, no leverage.)"

도쿄에 있는 미쓰이 국제전략문제연구소(Mitsui Global strategic Studies Institute)의 와타나베 투네오 선임연구원도 일본이 대북 지원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납북자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Watanabe: (Japan is not in the position to push so much N. Korea to go further with the abductees issue.)

“일본은 납북자 문제로 북한을 지나치게 압박할 만한 위치가 아닙니다. 2002년 고이즈미 총리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 왜 김정일이 납치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했는지 아십니까? 일본에서 경제지원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현재는 일본에서 경제지원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도 압니다.”

일본이,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도,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입지가 약화된 이유로 지적됐습니다. 챈렛-에이브리 씨는 종군위안부 문제가 불거지면서, 미국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동정심이 약화됐다고 말했습니다.

Chanlett-Avery: (Japan is insisting on an accountability for this handful individuals who are abductees,..)

“일본은 소수의 납치 일본인 문제의 책임을 따지면서 수십만 명의 위안부 여성 문제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에서조차도 일본 납북자 문제에 대한 동정심이 사라진 것을 보셨을 겁니다.”

챈렛-에이브리 씨는 이어서, 일본이 납북자 문제에 융통성을 보이지 않으면 6자 회담국들 사이에서 고립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더 나아가 장기적으론 미국과 일본의 동맹관계에도 위협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와타나베 연구원은 일본 국내에서도, 일본이 납북 문제 때문에 고립 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이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