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북 위성발사 강행 시 필요 조치할 것”
2023.11.20
앵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 사례가 3,400여회에 이른다고 지적하고 북한이 이른바 군사정찰위성 발사 강행 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20일 북한이 현재 소위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강호필 한국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이날 대북 경고성명을 통해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하는 모든 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한국 안보를 저해하는 도발”이라며 북한이 위성 발사를 강행할 경우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강호필 한국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북한 정권은 국제사회가 한결같이 북한의 불법행위를 엄중히 규탄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현재 준비 중인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만약 북한이 이 같은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한다면 우리 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다.
한국 합참이 언급한 ‘필요한 조치’는 9.19 남북 군사합의의 효력정지, 혹은 폐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날 합참은 대북 경고성명을 통해 북한이 위반한 합의를 일일이 명시하고 특히 9.19 군사합의 위반 사례가 3400여 회에 이른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9.19 합의 위반사항으로 거론된 사례는 지난 2020년 11월 창린도 해안포 사격, 중부전선 전방초소(GP) 총격 도발,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의 미사일 발사, 한국 수도권 지역으로의 소형 무인기 침투 등입니다. 여기에 9.19 합의에 명시된 해안포문 폐쇄 불이행 사례가 매년 100여 회에서 1000여 회씩 발생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또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의 재가동 등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의 합의 위반 사례도 덧붙였습니다.
강호필 작전본부장은 “지금까지 북한이 보인 행태는 합의 준수에 대한 그 어떤 의지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에 반해 한국은 합의를 준수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강호필 한국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우리 군은 그간 서해 완충구역에서의 포 사격 중지 조항을 준수하기 위해 주요 화기들을 서북도서로부터 내륙지역의 사격장까지 최대 500여 km를 이동시켜 사격훈련을 실시해왔다. 비행금지구역 설정으로 인해 북한의 장사정포 사격을 비롯한 각종 전술적 도발 징후들을 식별하기 위한 우리 군의 감시정찰자산 운용에도 많은 제한을 받고 있다.
합참은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이 대남 감시정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란 평가도 내렸습니다.
앞서 신원식 한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19일 KBS에 출연해 북한이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엔진의 문제점을 거의 해소했다며 향후 일주일 내에, 혹은 이달 말 전에 정찰위성을 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9.19 남북 군사합의 유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신 장관은 “강도와 선량한 시민 사이에 담과 CCTV를 없애면 강도와 시민 중 누가 유리하겠냐”라며 “사실상 북한만 이롭게 하는 합의”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신 장관은 “지난 70년간 북한은 계속해서 우릴 속여왔는데 우리가 또 속는다면 이는 속이는 사람보다 속는 사람이 더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한국 정부는 9.19 군사합의와 관련해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20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유관 부처와 협의, 정해진 절차 등을 통해 필요한 상황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고 한국 통일부는 “9.19 군사합의에 대해 북한의 행동을 주시하며 필요한 조치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가안보실도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해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며 한미동맹 및 한미일 공조,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필요한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