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북 ICBM 발사에 “한미일 공동대응 적극 추진”
2023.12.18
앵커: 북한이 어제 단거리 미사일에 이어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체계를 활용해 한미일 공동대응을 적극 추진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18일 오전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습니다. 김정일 사망 12주기인 지난 17일 밤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은 북한의 이틀 연속 도발입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이날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즉시, 압도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체계를 활용해 한미일 공동대응을 적극 추진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는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의 합의사항 중 하나입니다. 또 신원식 한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은 지난 11월 12일 한미일 3국 국방장관회의에서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를 12월 중 정상 가동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한미일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는 최종 검증 단계에 있다”며 “수일 내에 정상 가동시키기 위해 3국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한미 핵협의그룹(NCG)의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대북 핵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북한의 연말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만전을 기하라고 강조했습니다.
한미는 미 현지시간으로 지난 15일 제2차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열고 내년 을지 자유의 방패(UFS) 등 한미연합훈련에 핵작전 시나리오를 포함한 훈련을 진행하고 내년 중반까지 핵전력의 기획·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습니다.
이밖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G) 상임위원들은 북한이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강력 규탄했고 북한 정권이 미사일 발사로 막대한 자금을 탕진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어려운 민생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미일 안보실장, 한미일 북핵대표는 이날 잇달아 유선협의를 가졌습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등 한미일 안보실장은 이날 전화통화를 하며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다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규탄했습니다. 미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한미일 안보실장 통화에서 한국과 일본의 방위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약속을 재확인했습니다.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정 박 미국 대북특별부대표,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북핵수석대표 등 한미일 북핵대표도 이날 3자 유선협의를 갖고 북한의 지속적인 핵ㆍ미사일 개발과 도발은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를 더욱 강화시켜 스스로의 안보를 저해할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미일 북핵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 자금원 차단을 위한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긴장고조 책임을 전가하려는 북한의 시도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정치권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비판에 나섰습니다.
한국의 여당 ‘국민의힘’은 선임대변인 논평에서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자초하고 정권 종말을 앞당길 뿐”이라고 경고했고 한국의 제1 야당 ‘더불어민주당’도 “어떠한 명분으로도 무력 도발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역효과만 불러오는 군사적 도발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이날 자유아사이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이날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화성-18형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습니다.
화성-18형은 북한의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북한은 앞서 4월, 7월 화성-18형을 발사한 바 있습니다.
한국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쏜 장거리 미사일은 직각에 가까운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km 비행한 후 동해에 낙하했습니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쏜 장거리 미사일의 비행시간은 약 73분이며 최고고도는 6,000km를 넘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수치들은 북한이 7월 발사한 화성-18형의 비행거리 1,001km, 비행시간 약 74분, 최고고도 6,648km와 유사합니다.
신 대표는 또 이날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하며 “북한이 화성-18형의 전력화 과정 중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화성-18형이 아직 확실하게 안정적인 전력화가 됐다고 판단되는 미사일은 아니기 때문에 오늘 쏜 미사일은 화성-18형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즉 화성-18형의 전력화 과정에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핵을 투발할 수 있는 수단을 확실하게 보유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그런 수단이라고 봅니다.
한편 북한은 17일 밤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국방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에 대해 ‘노골적인 핵대결 선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7월 18일 열린 제1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다음날인 19일에도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하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