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북한 개성공단에 진출한 남한 기업들 대다수가 2년째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 수출입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이전 개성공단에 진출한 남한 기업 16개중 13개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들은 진출 당시 남북협력기금 대출을 받았습니다. 손실을 본 기업들의 평균 자본액은 지난 2005년 16억9천만원이었지만 지난해 절반수준인 8억3천만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남한 정부 당국자는 이들 기업들의 적자에 대해 ‘기업설립 초기에 적자는 당연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재무구조가 약한 기업의 개성 진출을 부추키는 남한 정부의 태도가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원 놀란드(Marcus Noland) 박사입니다.
Noland: 현재 개성공단은 재정적으로 어려운 기업들의 공단진출을 부추키는 식으로 가동되고 있다. 듣기론 은행들도 기업들의 개성진출을 돕기 위해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남한 기업은 저리의 대출을 받아 개성에 진출할 수 있다. 그곳에 가면 적자를 본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개성공단에 진출한 남한 기업은 모두 45개로, 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남측 근로자 800여명을 포함해 만9천400여명에 달합니다. 남한 정부는 공단입주 기업들의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한 보조금도 지급합니다. 그런데도 공단 진출 기업가운데 16개 기업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개성공단이 ‘빛좋은 개살구’임을 보여준다는 지적입니다.
놀란드 박사는 개성공단 운영의 개선책으로 진출기업들이 현재 정확히 어떤 조건과 규정아래서 활동하고 있는지 등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또 남한 정부가 진출기업의 정치적 위험을 고려해 투자 보장을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의 보조금 지급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일부에선 개성진출 기업의 손실여부를 떠나 개성공단을 통한 북한의 변화 여부를 더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리스 박사의 말입니다.
Mitchell Reiss: 남한 정부가 개성진출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것은다른 나라의 예를 봐도 그다지 이상한 일은 아니다. 문제는 북한이 개성공단을 통해 과연 외부세계로 개방의 문을 열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일부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아직은 북한의 정치적 규제가 많아 우려스럽다.
리스 전 실장은 이어 세계에서 사업하기가 가장 어려운 곳이 북한인데도 남한 기업들이 이처럼 적자를 감수하고 진출하려고 하는 것은 결국 남한 정부의 ‘정치적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