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은 이미 칠레, 그리고 싱가포르와 FTA 즉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데 이어 곧 미국과도 자유무역 협정 체결을 위해 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한-미간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있어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한 관세 특혜문제가 협상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이후 전세계에 소위 ‘자유무역협정’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자유무역협정이란 협정 당사국이 서로의 관세장벽을 대폭 낮춰 상품과 서비스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자는 것입니다. 서로가 경제적인 손해보다는 이득이 크기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느라 바쁩니다. 남한도 예외가 아닙니다. 남한은 이미 칠레와 싱가포르 등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데 이어 이번엔 최대 무역 상대국인 미국과 협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한 정부는 향후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협상하는 데 있어 개성공단 제품을 남한산으로 인정받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남한산에만 적용될 것이라는 확고한 선을 긋고 있어서 개성공단제품의 관세 문제가 협상에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남한정부는 지금까지 맺은 자유무역협정에서는 개성공단제품에 대한 관세 혜택을 이끌어 왔습니다.
지난 3월 2일 발효된 남한과 싱가포르와의 자유무역협정에서도 양측은 개성공단 제품을 남한산과 동일한 관세특혜를 적용키로 했으며, 오는 7월 1일 발효예정인 한-유럽 FTA에서도 관세특혜를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개성공단이 본격 가동되기 이전인 2004년에 발효된 남한과 칠레 자유무역협정에는 관련 조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정부는 지금까지 개성공단 제품의 원자제를 남한에서 공급하고 생산과정을 남한이 관리하고 있으며, 남북 분단의 현실상 개성공단 사업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개성공단 제품의 원산지를 남한산으로 하는 쪽으로 합의를 이끌어 왔습니다.
그러나 미국측의 시각은 다릅니다. 양자간의 자유무역협정과는 별도인 다자간의 WTO 즉 세계 무역기구의 규정에 따르면 이 기구 회원국 모두에게 ‘최혜국 대우’ 즉 관세 혜택을 주도록 되어 있지만, 북한은 이 기구에 가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관세혜택을 줄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한편 개성공단제품의 원산지 규정문제는 국제법상의 문제이기 보다는 정치적인 판단이 강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 뉴욕사무소의 남진우 지부장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의 핵문제 등 정치적인 사안이 개성공단 제품의 특혜관세 부여 문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진우 지부장: 아무래도 북핵문제 라든과 북-미관계 같은 정치적 원칙 때문인 것 같지만 협상과정에서 잘 될 것으로 본다.
개성공단제품 특혜관세 문제 이외에도 남한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데 있어 넘어서야 할 문제는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특히 경쟁력이 취약한 남한 농민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남 지부장의 설명입니다.
남 지부장: 지금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대로 농수산물 분야에서 미국산 제품의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금융 의료 교육 분야가 상대적으로 미국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취약한 분야에서의 우리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데.
그러나 그는 개성공단문제로 남한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입지가 좁아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남 지부장: 개성공단의 문제로 인해서 다른 분야의 협상의 레버리지를 잃게 된다는 그런 우려는 가지고 있지 않다.
한편 남한정부는 미국이 자유무역협정을 발효하려면 미 의회의 인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규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