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루시쵸프 아들, “북한 주민들의 삶 개선시키는데 지도자의 결단과 의지가 가장 중요”


2007.06.25

워싱턴-김연호

지난 1950년대 소련의 공산당 서기장이었던 니키타 흐루시쵸프 (Nikita Khrushchev)의 아들이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올해 78살의 세르게이 흐루시쵸프(Sergei Khrushchev)씨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데는 지도자의 결단과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한국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렀던 1953년 스탈린이 갑자기 사망하고, 흐루시쵸프 서기장이 소련의 권력을 잡았는데요, 당시 흐루시쵸프 서기장이 한반도에 대해 갖고 있었던 구상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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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공산당 서기장이었던 니키타 흐루시쵸프 의 아들,세르게이 흐루시쵸프 씨-PHOTO courtesy of Watson Institute

He thought that it was not victory for any side and that he has to sign peace as soon as possible.

"당시 저희 아버지는 한국전쟁이 누구에게도 승리를 가져다주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빨리 전쟁을 끝내려고 미국, 중국과 협상을 했고 결국 휴전 협정이 성사된 겁니다. 사실 한국전쟁이후 북한은 소련 외교정책의 주요 관심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북한을 돕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북한이 중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고 소련은 판단하고 북한을 완전히 믿지 않았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김일성에 대해 얘기하는 걸 들은 기억이 없습니다."

흐루시쵸프 서기장은 스탈린이 사망한지 3년에 스탈린 격하 운동을 벌이지 않았습니까? 특히 스탈린에 대한 우상 숭배를 비난하고 스탈린이 저지른 범죄행위들을 드러냈는데요, 당시 김일성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After the 20th Party Congress and secret speech about Stalin, it was beginning of democratization moment in N. Korea.

"1953년 20차 공산당 대회에서 저희 아버지가 스탈린 우상숭배를 비난하는 비밀 연설을 했는데요, 이걸 계기로 북한에서 민주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김일성에 의해 무자비하게 짓밟혔죠. 그 뒤로 김일성은 저희 아버지에 대해 의심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김일성이 소련을 몇 번 방문하기는 했지만, 저희 아버지와는 사회주의 동맹국으로서의 공식적인 관계에 머물렀습니다. 당시 저희 아버지가 동유럽 공산국가 지도자들과 개인적으로 두터운 친분관계를 유지했던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었습니다."

북한에서는 아직도 김일성 김정일 부자에 대한 우상숭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We cannot compare them with Stalin because culturally N. Korea is very different.

"북한은 소련과 문화적으로 매우 다르기 때문에, 스탈린과 김일성 김정일 부자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 나라든 고유한 역사와 사고방식이 있기 마련이고 거기 맞춰 민주주의와 정권의 잔혹성이 나타납니다. 물론 북한정권은 독재정권이고 잔혹합니다. 그리고 아주 가난한 나라죠. 북한주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지만, 희망의 빛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흐루시쵸프 서기장은 소련체제의 개혁을 외치면서, 중공업 보다는 소비재 산업을 키웠습니다. 반면 북한은 현재 물자가 크게 부족하고 경제도 좋지 않습니다. 북한이 소련으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You cannot manage centralized economy successfully. It's too complex.

"경제를 중앙집권화해서 성공적으로 관리할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는 너무 복잡합니다. 지도자는 자기가 원하는 게 정확히 뭔지 알고 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 나라를 생각해야 합니다. 옆에서 조언을 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지도자의 결단과 의지입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은 집권층과 일반 주민들의 생활이 너무나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집권층은 자기 잇속만 차리고 주민들을 돌보지 않고 있습니다."

경제난과 인권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로 북한을 탈출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This is a signal that many things are wrong in this country.

"탈북자들이 늘고 있는 건 북한에 많은 것들이 잘못돼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다른 나라들이 북한을 위협하거나 협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는 집권층이 아니라 일반 주민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됩니다. 오히려 북한과의 교류를 더 활성화해서 북한이 개방의 길로 나가도록 도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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