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납북피해 56년 납북자 송환 촉구 대회
2006.06.22
6.25전쟁 56주년 기념일을 사흘 앞둔 22일, 남한 시민단체 ‘625전쟁 납북인사 가족협의회’는 ‘납북자 송환촉구대회’ 열어 10만 여명으로 추산되는 전쟁 납북자의 생사 확인과 송환을 촉구했습니다.
행사가 열린 곳은 옛 서대문 형무소 앞, 지금은 서대문 독립 공원으로 형무소 건물은 역사박물관으로 사용 중입니다. 그러나 6.25 납북자 가족들은 이곳을, 전시 납치인사들이 북쪽으로 끌려가기 전 감금됐던 장소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날 송환 촉구 대회에는 머리가 희끗한 초로의 노인이 된 가족들이 반세기 동안 생사를 알 수 없었던 가족의 사진을 가슴에 달고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6.25 납북인사가족협회의회의 이미일 이사장은 어느 날 갑자기 빼앗긴 아버지, 남편, 형제들이 56년이나 되도록 생사도 모른 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6.25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이사장은 또 현 정부는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전쟁 시 납북당한 전시 납북자들의 인권에는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미일 이사장: 북한에 강제로 끌려간 전쟁 납북자의 인권은 남북 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외면되고 있습니다. 인권유린의 가해자인 김정일과 김일성에게는 왜 이리도 관대한지. 이미 많은 당사자들이 고인이 됐으며 2세들도 속속 뒤를 이어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참가자들은 또 6.25 납북인사가족협의회의 전신이기도 한 ‘6.25 사변 피랍치자가족회’가 지난 1951년 부산에서 작성한 청원문을 낭독하면서 전쟁 이후 반세기가 넘게 지나도 해결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 이 문제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조사대가 평양 입성 시에 평양형무소 내벽에 그려진 비장한 절명사를 발견했습니다. 침침한 형수로 내벽에 이런 애절하면서 자유국가를 그리는 충성의 그림자를 찾았습니다. 자유여 그대는 불사조 우리는 조국의 강산을 뒤에 두고 홍염만자 철의 장막 속 죽음의 지옥으로 끌려가노라 조국이어 UN이어 지옥으로 가는 우리를 구출하여 준다는 것은 우리의 신념이다.”
또 전시납북자 생사확인과 실태조사, 명단확보, 명예회복 및 지원에 대한 법률 제정 등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행사 중에 참가자들은 또 북에 있는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글로써 풍선에 달아 띄어 날려 보내기도 했습니다. 가족들은 저마다 풍선에 ‘만나러 곧 가겠습니다', '가족들은 잘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사랑해요' ’보고싶습니다‘ 등의 글귀를 50여개의 풍선에 매달아 하늘로 날려 보냈습니다. 가족들은 풍선이 혹시라도 북녘 땅까지 날아가 소식이라도 전해줄 것을 기대하면서 하늘에 떠가는 풍선에서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내외가 나란히 서서 풍선을 날려 보낸 올해 74살의 김형목 씨 부부. 아버지 김우순 씨를 찾고 있습니다. 올해 나이 아흔넷이 되셨을 아버지는 생사를 이미 달리했을 것으로 짐작하지만 제사 날짜라도 알고 싶은 마음에서 해마다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고 김향목 씨는 말했습니다. 김 씨는 납치 인사의 1세대 가족들이 하나둘씩 세상을 뜨고 있는 상황을 걱정하면서 전시 납치자 문제 해결은 한시가 급하다고 말했습니다.
김향목: 이제 살아계시기는 힘들고 돌아가신 날짜나 좀 알고 싶다고 썼어요. 내 소원인데.. 그럼 뭐해요. 여기 지금 모인 사람 중에 나보다 어린 사람도 있는데 앞으로 10년 하면 이제 사람들도 다 없어지는 거지.
부친 황갑성 씨의 빈 유골함을 목에 걸고 나온 황용균 씨는 최근 북측으로부터 아버지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이 자리가 아버지의 제사라고 생각하고 참석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황용균: 그렇게 그리워하던 아버님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대한적십자사에 신청을 했더니 생사확인불가라고 간단하게 통보를 받고 말았어요. 어떻게 언제 돌아가셨는지는 좀 알고 싶었는데 이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 보니까.
또 이날 납북자 가족들은 송환촉구대회가 끝난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로 이동, 면담을 요청하고 1952년 발간된 '6.25사변피랍치자 명부'와 '납치지 생사, 소재파악의뢰서'의 전달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 측은 건물 내부 공사와 건강 문제를 이유로 들어 납북자 가족들의 면담 요청을 외면했고 가족들은 의뢰서와 명부를 전달하지도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가족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이 결정된 뒤 면담을 요청한 것은 두 번, 김대중 전 대통령측은 이렇다할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전시 납북자 가족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면담을 거부하는 것은 전시 납북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지 않는 것이라면서 납북자 가족들의 호소를 외면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방북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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