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의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Andrei Lankov) 교수는 북한이 경제개혁을 단행할 경우 3~4년 안에 북한 정권이 붕괴되므로 김정일 국방 위원장은 절대로 경제개혁을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나리 기자가 란코프 교수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북한은 지난 2월13일 6자회담 합의문에서 핵시설을 폐쇄하기로 약속하고도 시한이 넘도록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데요.
Lankov: This agreement was a brilliant diplomatic victory, yet another brilliant diplomatic victory of PyongYang...
북한 핵 폐기를 이행하기로 한 2월 13일의 합의는 북한으로선 훌륭한 외교적 승리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같은 합의를 긍정적으로 봅니다. 그러나 이같은 합의는 북한에 대단히 나쁜 신호를 보냈다고 봅니다. 지난 1994년 제네바 합의와 비교해 볼 때 현재 미국은 북한에 어떠한 지렛대(leverage)도 구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과 협상을 하려면, 이제 미국은 북한과 대화하고 타협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이번 6자회담 합의는 작년 10월 북한의 핵 실험 이전에 나왔어야 합니다. 제가 최근 만난 러시아의 고위 관리는 “이제 북한은 이번 합의 결과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알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리는 북한은 돈이 필요할 때 도발적인 행동를 하면 자신들이 필요한 요구를 즉시 충족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외부세계에 개혁, 개방을 거부하고 있는 북한이 현재 상태로 얼마나 지탱할 수 있을지 궁금한데요.
Lankov: There have been serious foreign pressure to undermine communist governments in eastern Europe in 70s and 80s. There's no such pressure in the case of Korea...
과거 70년대와 80년대 동유럽의 경우 공산정권을 잠식시키려는 심각한 외부 압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는 그런 압력이 없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습니다. 러시아도 마찬가집니다. 가장 중요한 남한 정부의 입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볼때 불행히도 김정일 위원장이 살아있는 한 현 북한 체제에 심각한 변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북한에는 현재 정치적으로 활동하는 일종의 반정부 조직이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을 넘어온 탈북자들 역시 대체로 정치적 망명이라기보다는 경제적으로 살기 어려워 탈출한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정권처럼 장기적으로 지탱할 수 있을까요?
Lankov: I'm afraid 'Yes' as long as they get money. as long as they get foreign paid. They cannot sustain their current situation on their own efforts because their economy has always been a disaster...
북한 정권은 외부 지원을 받는 한 얼마든지 지탱할 수 있습니다. 물론 북한은 자체 노력으론 현 상황을 지속해나갈 수 없죠. 북한 경제가 항상 큰 실패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외부 세계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받는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중국, 그리고 남한으로부터 많은 원조를 받아왔습니다. 북한이 잘 하는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외부 세계로부터 조르거나 강요하는 것이고요. 둘째는 국내적으로 모든 걸 철저하게 국가 통제아래 두는 것입니다. 현재 북한 정권을 근본부터 흔들리게 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북한 정권은 한사코 진정한 경제 개혁이나 개방을 피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왜 그렇다고 봅니까?
Lankov: Sooner or later, it will collapse. Out question is when.I believe they are sustainable as long as they don't reform themselves...
조만간 북한 정권은 붕괴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언제 붕괴할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북한 정권은 제 생각으론 경제 개혁을 하지 않는 한 계속 지탱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남한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인데요. 햇볕정책 지지자들은 이 정책이 북한을 도와 결국 중국식의 경제 개혁을 할 것으로 믿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엔 북한이 개혁을 시작하면, 북한 주민들은 곧 다른 나라들의 번영 특히, 남한에 대해 알게 될 것입니다. 일단 북한 주민들이 남한이 풍족하고 성공한 나라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 북한 주민들은 통일을 요구하게 될지 모릅니다. 또한 개혁 단행 시 북한 당국은 주민들을 과거처럼 엄격한 통제아래서 관리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렇게 되면 주민들간에 서로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며 이럴 경우 조직을 구성할 확률이 높아지며, 저항세력이 양산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북한이 진정한 경제 개혁을 단행한다면 제가 볼 때 북한 정권은 3-4년 내로 붕괴될 수 있을 겁니다. 경제 개혁은 자살 행위나 다름이 없습니다.
워싱턴-김나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