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과 화해만이 비극 치유"-‘네이팜탄 소녀’ 킴 푹

베트남 전쟁시 네이팜탄 공격으로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 울부짖던 ‘네이팜 소녀’ 킴 푹(Kim Phuc)씨가 고된 역경을 딛고 전세계 국민들에게 관용과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뭉클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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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의 깊은 상처를 뒤로 하고 오늘날 유네스코 친선대사로 뛰고 있는 킴 푹씨는 13일 워싱턴 근교에 있는 그래니트(Granite) 침례교회에서 가진 간증집회에서 관용과 용서, 화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킴 푹씨는 오늘날 전세계에는 아직도 전쟁과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비극을 치유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서로 용서하는 일”밖에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Kim Phuc:There are still wars, there is still violence, there're still photographs in the newspapers that can break our hearts... I can only talk about forgiveness...

그러면서 킴 푹씨는 자신의 체험담을 소개했습니다. 자신도 네이팜탄 때문에 14개월간이나 병원생활을 하며 17번이나 수술을 받으면서 한때 자신을 이 지경으로 만든 사람들에 대한 증오심과 복수심으로 가득찬 적도 있었지만 바로 화해와 용서의 미덕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실 제로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72년 6월 당시 9살 어린 소녀였던 킴 푹씨는 동네 근처의 한 사찰에서 가족, 친척과 함께 숨어있다가 월남군 전투기의 네이팜탄 공격을 받고 길거리로 뛰어나갔습니다. 당시 온 몸의 65%에 화상을 입은 킴 푹은 겁에 잔뜩 질린 모습으로 울부짓으며 거리를 내달렸고, 바로 이 극적인 모습을 AP통신 사진기자가 찍었습니다. ‘네이팜 소녀’ 로 알려진 이 사진을 계기로 베트남전의 추한 모습은 전세계에 널리 알려졌고,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던졌습니다. 중상을 입은 킴푹씨는 AP사진 기자 덕분에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집중적인 치료를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났습니다.

킴 푹씨는 이날 간증집회에서 병원에서 퇴원한 뒤 화상으로 점철된 몸 때문에 너무도 고통스러워 한동안 자신의 적을 용서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킴 푹씨는 그러나 기독교인이 된 뒤부터 종전의 증오와 불평이 용서와 사랑으로 바뀌게 됐다고 고백했습니다.

Kim Phuc: do you what happened to me, to that little girl, I cried to God, I could not do it, it was impossible for me because I was a human being.. I've so much pain, so many scars on my body...

킴 푹씨는 한때 자신을 그토록 괴롭혔던 전쟁의 아픈 기억, 신체적 고통 덕분에 인생의 귀중한 가치를 터득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즉 전쟁을 겪은 덕분에 평화의 가치를 알게 됐고, 공산정부의 통제 밑에서 살아본 덕분에 자유의 가치를 알게됐고, 고통의 아픔 덕에 사랑이란 치유의 힘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킴 푹씨는 네이팜은 아주 강력하지만 종교와 용서는 그 어떤 네이팜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Kim Phuc: Napham is very powerful, but faith and forgiveness are much more powerful than napham could ever be...

킴 푹씨는 바로 이런 믿음 덕분에 훗날 만난 네이팜탄 미군 조종사는 물론 네이팜탄 공격 조언자였던 미국 자문관을 더 이상 증오하지 않으며, 용서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킴푹씨는 이날 그래니트 침례교를 가득메운 400여 신도들에게 이제부턴 자신을 네이팜탄에 고통스러워하고 울부짖는 소녀가 아니라 평화를 위해 울부짖는 소녀로 기억해달라고 말해 우렁찬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Kim Phuc: When you see that little girl running up the road, you can see her crying out, calling out. Please don't see her as crying out in pain and fear See her crying out for peace...

킴푹 씨는 이날 약 50분에 걸친 간증이 끝난 뒤 자유아시아방송과 따로 인터뷰를 갖고 아직도 한국전 분단으로 고통받고 있는 남북한 국민들에게 “서로 진정으로 사랑하며 용서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Kim Phuc: Especially for North Korea and South Korea please we need to learn to live in true love, hope and forgiveness...

킴 푹씨는 한국을 방문해 간증집회를 가진적이 있다고 말하고, 기회가 있다면 북한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특히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수 있으면 ‘네이팜 소녀’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역정을 소개하고 ‘사랑과 평화, 용서로 세상을 살아갈 것을 그에게 간청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Kim Phuc: For me, it's just from a little girl, and how can I learn, how to live through my story, I just want him to live in peace with love and hope, and forgive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