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사망 추모행사에 동원된 북 청년들 강추위에 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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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이 김정일 사망(12월17일) 8주년 추모행사를 전국의 청년학생들을 동원해 백두산지구에서 진행하도록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년학생들은 강추위 속에서 행군하면서 혁명전통체험을 강요 받는 것도 모자라 행사참가비용까지 자체 부담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5일 “지난 11일 평안남도에서 선발된 청년동맹일꾼들과 청년학생들이 열차를 타고 양강도 백두산지구로 떠났다”면서 “중앙에서 김정일 사망(12.17) 8주년 추모행사를 백두산지구에서 진행하도록 조직하고 전국의 청년학생들을 추모행사에 강제로 동원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당조직에서는 추모행사 참가자로 선발된 청년학생들에게 행사참가비용으로 내화 5만원씩 바치도록 할당했다”면서 “행사복장도 과거 항일빨찌산들이 입었던 군복과 군모를 착용해야 한다면서 복장 구매 자금을 별도로 거두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추모행사 전부터 청년학생들은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와 사적지까지 도보로 행군하면서 백두의 혁명전통을 체험하도록 강요 당했다”면서 “이들은 낮에는 강추위 속에서 40~50리를 걷고 밤에는 숙영지에서 항일혁명투사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김정은을 충성으로 모시겠다는 토론회와 맹세글을 쓰고 발표하느라 고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여기에 더해 김정일이 탄생한 백두산밀영고향집을 혁명의 성지로 보존하고 후대에 전하도록 사적지관리소에 충성자금을 자각적으로 기부하도록 강제하고 있어 참가자들은 마지막 주머니 용돈까지 다 바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6일 “올해 중앙에서는 김정일 사망 8주년 추모행사 분위기를 혁명의 계승자인 청년들의 사상을 총 결집하는 계기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요즘 정세가 복잡하고 긴장해지면서 청년들이 동요하지 않고 수뇌부를 충성으로 받들도록 사상화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오늘 공장 회관에서 진행된 김정일 서거 추모행사에서는 한평생 야전 열차에서 줴기밥으로 끼니를 이으며 인민의 행복을 위해 한 생을 바친 김정일애국주의는 우리 청년들이 물려받아야 할 고귀한 정신적 유산이라고 역설하였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추모행사 분위기는 며칠 째 이어지고 있으며 청년들은 행사 전기간에 걸쳐 김정일애국주의를 따라 배워 김정은동지를 목숨으로 보위하는 주력군이 되라는 선전을 지겹도록 들어야 한다”면서 “이에 청년들은 내놓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추모행사 때문에 얼어 죽겠다며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