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수일 chuns@rfa.org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대북정책은 한 마디로 ‘비핵.개방.3000’ 구상으로 요약됩니다. 이 당선자가 선거운동기간 공약한 이 구상은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고 개방하면 10년안에 북한주민 1인당 연간 국민소득을 3천 달러로 만들어 주겠다’는 것입니다. 향후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대북정책의 바탕이 될 이 구상과 한반도 주요 현안에 대해 당선자의 외교.안보.대북정책 자문들의 얘기를 전수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이명박 당선자는 선거 엿새 전, 국내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핵.개방.3000’이란 구상을 설명하면서 북핵 폐기는 대북정책의 목표인 동시에 과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이 완전히 폐기되는 시점부터 북한에 지원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명박 당선자의 대북정책 자문인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남성욱 교수에게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습니다.
남성욱: 일단 북한 핵문제가 풀려야지만 북한 문제를 완벽하고 또 유연하게 푸는 비핵.개방.3000을 가동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북한이 핵을 폐기하는 스텝, 협상을 시작하게 되면 남북간의 경제협력과 여타문제를 협의할 수 있고, 북한이 실질적인 핵 폐기에 들어가면 남북한의 경제 협정을 맺고 액션플랜이 가동될 것입니다. 이명박 후보의 비핵개방3000 구상은 북핵 문제를 완벽하게 풀면서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과 경제적인 부흥, 발전을 동시에 도모하는 보다 유연하면서도 북한 문제를 완벽하게 푸는 구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핵을 폐기하겠다고 약속하고 실제 핵 폐기 과정에 들어서면 남한은 대북 경제 협력과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상호주의에 따른 정책입니다. 또 이 구상은 북한의 개방이 전제돼 있습니다. 하지만 개혁 개방을 체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이명박 당선자의 정치외교안보 자문인 김태효 성균관대학교 교수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김태효: ‘비핵.개방.3000’이 그만큼 늦어지겠죠. [그러니까 북쪽에서 개방을 받아들이는 정도 만큼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죠. 개방을 더 하고, 글로발 스탠다드(global standard)에 맞게 남북경협을 할수록 ‘비핵.개방.3000’의 폭과 내용이 확대될 수 있는 거구요, 그래서 북한이 하는데 따라서 받을 내용도 커질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북한이 개방을 하지 않을 경우 진정한 대북지원은 이뤄질 수 없다는 말입니다. 역시 상호주의 입장을 나타낸 것입니다. 이명박 당선자는 인도적인 대북 지원은 핵문제와 상관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장기적으로 볼 때에는 상호주의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다는 것이 남성욱 교수의 설명입니다.
남성욱: 인도적 차원에서는 식량과 비료 지원이 계속될 것입니다. 다만, 남측의 이런 인도적인 지원에 대해서 북한도 이산가족 상봉이라든가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 좀 더 호응을 해야 합니다. 인도적 차원에서 상호주의로 나와야만 남측의 대북 지원이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한내 탈북자 단체들의 연합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와 대북인권 단체들은 열흘전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 이명박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 특별한 언급을 한 적이 없습니다. 이에 대해 김태효 교수는 인도적 차원에서 탈북자의 남한행을 수용하고 제 3국내 탈북자들에 대한 강제북송은 반대한다는 것이 이명박 당선자의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태효: 탈북자는 중국이라든지, 제3세계, 우리나라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국가에서 인도적인 견지에서 북한을 이탈한 주민에 대해서 인도적인 처사를 바라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본인의 의사대로 대사관을 통해서라든지 외교경로를 통해서 한국에 보내질 수 있는 것이고, 다만 이들을 북한에 강압적으로 북한에 다시 돌려보내고 이들의 생명이나 자유를 위협할 수 있는 그런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촉구하는 방향으로 그동안에 계속 일관된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미군 주둔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핵문제 해결이 안 된 상태이고 한미간 군사동맹차원에서 미군 주둔은 계속 필요하고, 남한의 국가보안법은 북한이 노동당 규약을 바꿔 대남 적화 야욕을 포기하지 않는 한 철폐되지 않을 것이라고 남 교수는 말했습니다.
이명박 당선자의 대북정책 구상의 주요 전제 조건인 북학 핵 포기와 북한 개방 요구를 김정일 정권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겠냐는 질문에 김태효 교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남북한 모두가 국제사회에서 퇴보하게 되며 스스로의 존립을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북한이 분명히 깨닫도록 설득하는 것이 앞으로 대북정책의 하나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