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는 북한 돈 2천5백만 달러 가운데 7백만 달러의 주인인 평양 대동신용은행측이 이 돈을 중국은행에 송금하기로 한 미국과 북한의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대동신용은행측은 법적 대응까지 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법적 결정권이 송금 관련당사국들과 북한에 있어서 뜻대로 일이 풀리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지난주 미국과 북한은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던 북한 돈 2천5백만 달러 전액을 중국은행 베이징 지점의 북한 조선무역은행 계좌로 보내기로 합의했습니다. 북한은 이 돈을 돌려 받으면 인도적 활동과 교육 활동 같은 북한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목적에만 쓰기로 약속했습니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평양 대동신용은행측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는 북한 돈 2천5백만 달러 가운데 7백만 달러가량은 북한의 유일한 외국계 합작은행인 평양 대동신용은행의 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은행을 인수할 예정인 영국 투자자문회사 ‘고려아시아’의 콜린 맥아스킬 (Colin McAskill) 회장은 남한 한국경제신문과의 회견에서 예금주가 엄연히 있는데 미국과 북한이 상의도 없이 송금 방법과 돈의 사용 목적을 논의한 것은 금융 상식 밖의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이 돈은 대동신용은행 고객들의 돈이기 때문에 고객들의 허락없이 마음대로 할 수 없으며, 반드시 대동신용은행 계좌로 들어와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대동신용은행측은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맥아스킬 회장은 AP 통신과의 회견에서 평양 대동신용은행의 돈이 중국은행으로 송금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법적 대응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부 차관보를 지냈고, 지금은 민간연구기관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에드윈 트루만 (Edwin Truman) 선임연구원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서 북한자금이 송금되고 나면 이 돈이 거쳐 가는 나라와 북한이 법적인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Truman: (It's an issue between the N. Koreans and the bank.)
“이 문제는 결국 북한과 대동신용은행이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일단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서 북한자금이 빠져나오면 미국이 더 이상 관여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대동신용은행의 법적 지위가 중요한데요, 북한에서 영업하는 은행인 만큼 서양 법을 적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만약 북한 정부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는 대동신용은행의 돈을 중국은행으로 보내게 해서 소유권을 차지한 뒤 마음대로 쓰겠다면, 대동신용은행은 북한 정부에 법적으로 이의를 제기해야 할 겁니다.
또 중국 정부에 대동신용은행이 이의를 제기해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돈을 보내지 말고 묶어달라는 요청을 할 수는 있을 겁니다. 제3국을 하나 더 거쳐 송금될 경우에는 해당 국가에도 똑같은 요청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요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전적으로 해당 국가가 결정해야 할 문제입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미국의 경제재재 문제 전문가는 대동신용은행측이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영업을 하기로 했을 때는 그에 따르는 위험도 각오했어야 했다며,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가 대동신용은행의 뜻대로 풀리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맥아스킬 회장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는 대동신용은행의 돈을 다른 마카오 은행으로 일단 옮긴 뒤 대동신용은행과 환거래 계약을 맺고 있는 다른 은행으로 다시 보내길 원한다고 AP 통신에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 송금 작업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미국의 제재조치가 발효되는 4월 중순 이전에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4일 미국 금융기관과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간의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규제를 확정하고 30일 후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조치에 따라 미국 금융기관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위해 열어줬던 환거래 계좌를 모두 닫아야 하며 간접적인 방법으로 환거래를 도와서도 안 됩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