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 미국의 제재조치 절차상 하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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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불법행위를 도운 혐의로 미국 재무부로부터 제재를 받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지난 13일 이를 철회해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이 청원서에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미국 재무부에 해명할 기회가 충분히 없었던 만큼 제재조치는 절차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미국 재무부의 제재조치가 18일부터 발효됐습니다. 이에 따라 이 은행과 미국 금융기관 사이의 거래가 전면 금지됐습니다. 미국 금융기관은 이 은행에게 열어줬던 환거래 계좌도 모두 닫아야 하며 환거래 계좌를 새로 열어줘서도 안됩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달러 거래를 사실상 마비시킨 겁니다. 미국 재무부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20년동안 달러 위조, 마약 거래, 대량살상무기 거래 등 불법행위에 물든 북한 돈을 세탁해주고, 수고비까지 챙겼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이미 지난 13일 행정규제를 철회해달라는 청원서를 미국 재무부에 제출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19일 단독 입수한 이 청원서에 따르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재무부의 행정규제가 확실한 증거나 사실이 아닌 정치적인 필요에 따라 이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재무부가 지난 2005년 9월 이 은행을 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하고 행정규제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정보의 출처나 증거를 구체적으로 대지 않았다는 겁니다. 또 재무부가 행정규제를 확정 발표하기 아홉달 전부터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측과 만나기를 거부하다, 발표당일에 가서 갑자기 은행의 소유주들을 문제 삼았다는 겁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특히 미 재무부의 이같은 처사 때문에 해명을 내놓거나 적절히 대응할 기회가 없었다며, 이는 미국 행정소송법에서 보장된 관련 당사자의 권리가 침해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과거 라트비아의 멀티방카 은행이 미국 재무부의 행정규제 대상으로 지목됐다가 돈세탁 방지조치를 취함으로써 풀려난 사례도 들었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그동안 돈세탁 방지를 위해 많은 조치를 취했는데도 결국 제재를 받은 만큼, 재무부가 일관된 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 없다는 겁니다. 또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던 북한의 불법자금까지 모두 풀어주기로 한 미국 재무부의 결정도 이 은행에 대한 제재조치와 어긋난다는 게 은행측의 주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재무부의 다니엘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18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불법자금에 들어있던 북한계좌들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Daniel Glaser: Several of these account holders, we certainly do have concerns about.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일부 불법자금까지 풀어줬다고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해명했습니다.

재무부의 몰리 밀러와이즈 대변인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전자우편 회신에서 재무부가 만나주지 않아 해명할 기회가 제대로 없었다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밀러와이즈 대변인은 재무부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측이 수차례 만난 사실은 이 은행이 제출한 청원서에도 나와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장기적으로 책임있는 주인과 경영진 손에 넘어가고 개혁조치들을 취한다면, 행정규제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놓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 재무부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제출한 청원서를 검토한 뒤 행정규제를 철회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특별히 시한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청원서 자체에 하자가 있을 경우 한 달 안에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알려줘야 합니다. 청원서를 접수할 재무부 담당자를 잘못 표기했거나 자료가 불충분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문제에 정통한 미국 법조계 인사는 만약 재무부가 청원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미국 연방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밝혔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