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전후 납북피해자 지원법 시행령 공청회 무산에 납북자 가족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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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나리 kimn@rfa.org

한국전 이후 납북 피해자들에게 보상과 지원을 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후 납북피해자 지원법 시행령’을 위한 공청회가 지난 달 27일 납북자 가족들의 반발로 무산되자, 통일부는 이들 납북자 가족을 고소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남한 국회는 지난 4월 납북피해자의 보상과 지원에 관한 법률을 공포했습니다. 이 법은 귀환 납북자의 남한사회 재정착과 납북자 가족에 대한 지원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이 법의 시행령을 위해 지난 7월 27일 공청회 자리를 마련했지만 납북자 가족들과 단체의 큰 반발과 저지로 공청회는 무산됐습니다. 통일부는 이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통일부 측은 공청회 무산 과정에서 5백만원에 해당하는 기물파손이 있었고 통일부 직원들과 다른 납북자 단체 회원들이 폭행을 당해 이런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당시 공청회 자리에 참석했던 납북자가족모임의 최성용 대표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고소당한 사실을 확인해줬습니다. 최대표는 이어 시행령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공청회에서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최성용) 공청회 하기 전에 우리 가족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어요. 소위 말하면, 우리 가족과 아무런 협의가 없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이것을 강력히 격렬하게 항의해 결과적으로 공청회가 무산됐는데, 이건 피해자 가족이 항의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문제는 문제의 시행령안이 납북피해 가족들에게 지급할 피해위로금 최고액을 4천5백만원 즉, 미화 4만6천달러로 정한 데 있다는 지적입니다. 통일부가 마련한 보상지원법 시행령안에 따르면 부모나 형제, 자매가 북한으로 피랍된 지 10년이 넘은 남한 내 가족은 정부로부터 피해위로금과 특별위로금을 합쳐 총 4천5백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피해위로금에 책정 후 통일부는 위로금을 더 많이 주고 싶었지만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에 납북자 가족들은 ‘연좌제로 인한 피해 보상금이 어처구니 없는 수준’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남한 정부는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항의했습니다. 납북자 가족단체들은 정부가 사촌, 육촌형제들, 심지어 사돈에게까지 실질적으로 해를 끼쳤던 연좌제의 피해를 무시했다면서 4천5백만원이 아닌 3억원 즉 미화로 30만 달러를 지급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남한 정부가 납북자 문제에 임하는 태도에 대해 대충 무마시키려는 술수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최) 납북자 법을 가식적으로 만들어서 국민들한테 우리 이 정권에서 납북자 법 만들어줬다는 얄팍한 것을 하려고 만들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시행령이 빨리 이뤄지면 좋지만, 이 법이 우리 가족들한테 피부에 와 닿는 법이 돼야지. 정부가 일방적으로 가족들 의견 무시하고 만드는 것은 용납 못한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통일부는 현재 전후 납북자 3천795명 가운데 87%인 3천315명이 귀환했다고 집계하고 있습니다. 귀환한 납북자들 중엔 지난 1월에 탈북 귀환한 납북어부 최욱일씨도 포함됩니다. 통일부는 2007년 2월 현재 480명이 아직 귀환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