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나리
남한에 정착해 살던 30대의 탈북자 이모씨가 북한에 두고 온 아내를 두 번이나 찾아가 8개월간 살았던 사실이 남한 언론에 보도돼 그 탈북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사회 부적응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우선 탈북자 이모씨가 어떻게 북한에 재입국을 하고 또 남한으로 돌아오게 됐는지 자세히 알려주시지요?
네. 남한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30대 탈북자 이 모씨는 지난 2003년 9월에 함북 회령시에서 두만강을 건너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이 씨는 남한에 실제로 와보니 실제로 돈 벌기가 힘들고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내가 있는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고 2004년 10월 관광비자로 중국에 가 두만강을 건너 북한에 있는 아내와 재회를 합니다. 함께 8개월 정도 살면서 함북 회령과 청진 지역을 돌며 장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 재입국한 사실이 남한에 알려질 경우 두고 온 가족이 피해를 당할까 걱정돼 다시 남한으로 돌아왔습니다. 반년 후에 다시 중국의 아내를 찾았다가 2006년 11월에 남한으로 돌아왔습니다. 북한을 두 번 정도 드나든 이 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남한의 탈북자들도 이 소식을 접했을 것 같은데, 어떤 반응이었습니까?
탈북자들은 별로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가 중국을 거쳐 북한에 들어간 사실이 언론에 처음으로 보도됐지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김진씨가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내용입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김진: 한국 언론에 공개됐기 때문에 들통이 난 거구요. 사실상 이렇게 다니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다고 봅니다.
탈북자 최학철씨는 이 씨가 남한 사회에서 적응을 못하고 부정적인 면을 견디지 못해 불만과 짜증이 쌓인 상태에서 북한으로 다시 되돌아간 것으로 생각한다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최학철: 사회주의가 더 그리운 거야 그 때는. 그래도 내가 살던 데가 낫구나. 여기는 틈만 있으면 사기치고. 물론 도와주려는 사람은 많겠지만, 그래도 정신적인 문화나 그런걸 보면 이북의 사람들처럼 피까지 나눌 정도는 아니에요 여기(남한) 사람들이. 그러다 보니까 그런 데서 많이 저울질 하는 거에요. 북쪽 사회와 여길 비교해 보면서.
최씨는 탈북자들은 남한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이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동포이면서도 남한 사회에선 거지처럼 취급을 당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남한 정부가 계속 무관심한 태도를 보일 경우 ‘나중에 한 번 두고 보자’라는 남한 주민과 탈북자들 간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렇군요, 아무래도 남한 사회의 적응이 쉽지 않다는 점이 한 원인이라는 말이죠? 특히 북한에 가족을 두고온 탈북자들의 경우 재입북에 대한 유혹이 강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그렇습니다. 탈북자 김춘애씨는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많은 수는 아니지만 북한에 두고 온 부모나 형제들이 있어, 그들이 그리워서 북한으로 다시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도 봤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남한 사회에서 탈북자들이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북한 재입국을 결심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의 설명입니다.
김춘애: 우리가 사회주의 사회에 있다가 자본주의 사회로 오면 나도 자식들 데리고 와서 보니까 정착하기가 참 힘들어요. 모든 게 0으로부터 시작해야 해서, 그런 각오를 가져야 하는데, 젊은 사람들 같은 경우 잘 사는 사람은 정말 잘 살고, 돈만 있으면 어디나 갈 수 있는 자유가 있고 북한에 비하면 너무 천국같은 세상인데, 젊은 사람들이 회사 찾지 못하고 잘 적응하지 못하니까, 마음뿐이고, 거기서 갈피를 잡지 못해서 가는 사람들도 있죠.
김 씨는 노력을 하면 잘 살 수 있는 곳이 남한이지만, 직업이 없다면 생계유지가 어려운 곳이 또한 남한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이모 탈북자의 행동에 대해 남한에 사는 일부 탈북자들 사이에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죠?
이제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1만 명 시대가 아닙니까. 그런데 아직도 사회 부적응으로 북한에 건너간 사람들이 대서특필 보도되는 현실에 불만을 드러내는 탈북자도 있었습니다. 탈북자 개인 한 명이 저지른 엉뚱한 행동으로 남한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잘 정착한 사람들까지도 한꺼번에 비난받는 사건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탈북자 김진씨가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내용입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김진: 사실 탈북자 문제는 화두가 아주 특이한 계층이기 때문에, 유사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처음 이 사람에 대한 평가가 스파이까진 아니지만 적응에 실패한 사람이다. 더 나아가 고향에 대한 향수,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에 엉뚱한 짓을 했다고 평가합니다.
김 씨는 남한 사회에 잘 적응하는 사람들이 이런 기사로 좌절하는 등 나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솔직히 반갑지는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