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1) 밖에서 본 모바일 북한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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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북한의 한 학생이 스마트폰으로 영어 공부를 하는 장면.
사진은 북한의 한 학생이 스마트폰으로 영어 공부를 하는 장면.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다. 오늘부터 ‘김연호의 모바일 북한’을 맡게 된 김연호입니다.

북한에서도 ‘모바일’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지 모르겠는데요,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이 말이 유행처럼 여기저기서 쓰이고 있습니다. 모바일은 ‘움직일 수 있는’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입니다, 손전화나 북한에서 판형 콤퓨터라고 부르는 태블릿 PC, 이런 휴대용 전자기기들을 가리킬 때 모바일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모바일 폰은 갖고 다니면서 쓸 수 있는 전화기, 손전화를 뜻하고, 모바일 워치는 갖고 다닐 수 있는 손목시계를 말합니다. 물론 손목시계는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요즘은 손목시계에 여러가지 전자기능을 넣어서 날씨와 해뜨고 해지는 시간, 이메일을 확인하고 그날 얼마나 걸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또 모바일 뱅킹이라는 말도 있는데요, 움직이면서도 쉽게 은행업무를 본다는 뜻입니다. 전자기기가 소형화하고 정보통신이 발달하면서 가능하게 된 새로운 세상이죠.

북한에서도 손전화와 태블릿 PC 같은 휴대용 전자기기들이 많이 보급되면서 모바일 세상이 열리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멋없는 막대형 손전화가 주종을 이뤘지만 이제는 똑똑한 전화기, 스마트폰이 꽤 많이 보급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스마트폰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데요, 평양, 진달래, 아리랑, 평양 2423, 이렇게 새 모델이 출시되면서 기능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태블릿 PC도 노을, 삼지연, 룡흥, 묘향, 이런 다양한 모델들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바깥세상에서 볼 때 북한의 모바일 기기와 서비스는 아직 발전단계가 높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정보전달과 공유에 큰 한계가 있습니다. 많은 양의 정보가 빠르게 흐르도록 돕지 못하면 모바일 기기의 가치는 그만큼 줄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북한 당국의 감시와 통제도 엄격하고, 사실 북한의 보급률은 국제기준으로 볼 때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모바일 세상에 대한 바깥세상의 관심과 호기심은 큽니다. 무엇보다 외부에서는 북한에 대해 기아와 빈곤에 허덕이는 나라라는 기억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나라에서 모바일 기기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고 믿기 어려운 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대북 강경론자나 협상론자 양측 모두 북한의 모바일 세상에 대해 정책적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을 강하게 몰아붙여야 북한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 강경론자들은 대북 정보유입을 통한 북한 사회의 변화에 모바일 기기들이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의 시장화를 통한 장기적인 개혁개방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쪽에서는 모바일 기기와 장마당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손전화가 널리 보급되면서 장사의 방법 뿐만 아니라 시장 참가자들 사이의 관계도 크게 변하고 있는 사실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모바일 기기와 장비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크게 강화된 유엔 대북제재에 따르면 모바일 기기와 장비는 북한에 수출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원천기술이 들어간 부품과 장비도 수출통제 대상입니다. 하지만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국을 통해 무선통신 장비와 기기가 북한에 상당량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무역분쟁 때문에 악화된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적지않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사안입니다.

이렇게 바깥세상에서 보는 북한의 모바일 세상은 상당히 복잡한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모바일 기기들이 보급되고 있는 북한 사회는 과연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 변화가 있다면 이걸 어떻게 정책적으로 활용할 것인가?  이런 고민들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앞으로 ‘김연호의 모바일 북한’에서는 이런 북한 모바일 새 세상의 다양한 측면들을 하나하나 깊이 있게 짚어보겠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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