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은 그 사회의 정치 사회적 관점 반영“ - 미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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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박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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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평화연구소(United States Institute of Peace)에서 연구활동중인 타가시 요시다(Takashi Yoshida) 서미시간대 교수 - PHOTO courtesy of United States Institute of Peace

평양 조선혁명박물관과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 등 북한의 박물관들은 하나같이 김일성, 김정일 부자 우상화와 자신들의 체제를 미화하고 선전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박물관이 그 사회의 정치적, 사회적 관점을 반영하는 경향은 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본, 중국, 남한, 대만 등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도 비슷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1978년 8월 개관한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은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에게 170개국에서 보내온 각종 선물 21만점이 전시된 곳입니다. 지난달 8일 미주 한인 방북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했던 이용진 워싱턴 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 회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을 둘러보면서 우선 그 엄청난 규모에 주눅이 들 지경이었다고 말합니다.

이용진 회장: 거기 가서 문을 딱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사람의 생각이 흔들립니다. 그걸 자랑하는 거죠. (북한 당국은) 전세계 지도자들이 여기에 와서 머리를 숙이고 선물을 바치고 갔다고 주장합니다. 남한 대통령도 물론 모두 다 선물을 주고 갔죠. 그런걸 보면서 어 이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이길래 이런 선물을 받는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이처럼 철저한 개인 우상화를 목적으로 하는 북한의 박물관과 약간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박물관을 통해 그 나라의 민족의식을 고취하려는 경향은 다른 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평화연구소(United States Institute of Peace)에서 연구활동중인 타가시 요시다(Takashi Yoshida) 서미시간대 교수(역사학)는 최근 동아시아 국가들의 전쟁 박물관에 관한 연구 발표를 통해 박물관이 그 사회의 정치적 사회적 배경(Political and social context)을 반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요시다 교수의 말입니다.

Yoshida: These war museums, they all have common character.

"이들 전쟁박물관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자국 정부를 비판하지 않는다는 점과 자국을 미화하는 점이죠. 또 애국심을 강조하고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려는 점 등이죠. 특히 정부에 대한 비판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1968년 1월 북한 영해를 침범했다는 이유로 북한 군함에 나포돼 현재 대동강변에 북한의 대미 항전의 상징으로 전시돼 있는 미 첩보선 푸에블로호도 그 예중 하나라고 요시다 교수는 말합니다.

Yoshida: These museums use sometimes manipulate this history using historical facts.

“이들 박물관은 역사적 사실을 이용하거나 종종 왜곡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북한의 경우도 그렇게 독특한 경우는 아닙니다. 독재국가인 북한의 경우는 김일성, 김정일의 업적을 더 강조하려 하겠죠.”

이처럼 한 국가나 사회가 ‘보여주고 싶은’ 내용만 전시해둔 박물관은 관람객들로부터 호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물관측의 의도와 달리 전시물들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관람객들을 일본과 남한,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여러 전쟁 박물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고 요시다 교수는 전합니다.

Yoshida: In case of South Korea, when I visited Surdaemoon Prison Hall I bumped into a group of high school students. I was kind of shocked when two of students put their fellow student in the cage and locked and they're laughing each other.

"남한의 서대문 형무소 박물관을 찾았을 땝니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 두 명이 자신들의 친구 한명을 형무소 감옥 안에 밀어 넣고 문을 잠근 뒤 서로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곤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전쟁 박물관에 들렀을 때 만난 많은 학생들도 전시물에는 아무 관심도 없는 듯 자기들끼리 계속 잡담만 하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교사들에게 떠밀려서 박물관으로 오게 된 탓이죠."

요시다 교수는 박물관이 관람객들에게 비판적 시각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위해 그는 동아시아 각국이 박물관을 통해 자신들만 영웅시하고 주변국들을 악마로 묘사하는 관행을 떨쳐버려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Yoshida: In general these museums play very important role.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박물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동아시아 각국이 불행한 과거를 \x{b6b8}어 넘어 진정한 화해를 이루려면 박물관이 인권을 강조하고 개별 국가의 영역을 넘어선 인류 공통의 가치를 보여주려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