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담뱃값 폭등에 심한 박탈감

서울-안창규 xallsl@rfa.org
202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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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주민 담뱃값 폭등에 심한 박탈감 강가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북한 주민들.
AP

앵커: 요즘 북한의 담배공장들이 국경봉쇄 장기화로 생산에 많은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에서는 담배가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흡연자들이 심한 박탈감을 겪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6일 “요즘 다른 생필품과 마찬가지로 담배가 아주 귀한 상품으로 되고 있다”며 “어지간한 사람(서민들)은 너무도 비싸진 여과(필터) 담배를 피울 생각을 하지 못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함경북도의 경우, 서민 남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담배는 나선신흥담배공장에서 만든 ‘나진’ 담배이다”라면서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 장기화로 잎담배, 담배 종이, 여과봉(필터), 담배 곽 재료 등 필요한 원자재 수입이 모두 막혀 담배 공장이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던 ‘나진’ 담배의 가격이 5배 이상 치솟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전에는 ‘나진’ 담배 한 막대기(10곽들이 포장) 가격이 50006000원이었는데 작년말부터 조금씩 비싸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25천∼3만원을 주고도 사지 못한다”면서 “대부분의 흡연자들이 여과 담배를 포기하고 국내에서 생산된 잎담배를 가위로 썰어 말린 것을 일반 종이에 말아서 만든 마라초를 피운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요즘엔 돈이 있는 사람도 양쪽 주머니에 자기가 피울 여과담배와 담배한 대 달라고 구걸하는 사람에게 줄 마라초를 따로 넣고 다닌다”면서 “잎담배조차 구하기 어려워지자 아예 집 마당 텃밭에 담배를 심어 키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데 마라초가 가공을 전혀 하지 않아 건강에 나쁘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그런 것을 가릴 형편이 안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길거리를 가다 보면 주변 눈치를 보면서 남이 버린 꽁초를 줍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며 “당국에서 작년 11월 금연법을 채택한 이유도 국경봉쇄 장기화로 인한 원자재 부족으로 초래될 담배 품귀현상을 예견하고 사람들(흡연자)의 불만을 억누르기 위한 의도가 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흡연자들에게 부족한 것은 담배뿐만이 아니다”라면서 “가스라이타도, 담배를 말아 피울 종이도 부족해 흡연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전에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누구나 가스라이타를 가지고 다녔는데 지금은 10명이 모이면 두세 명만 겨우 라이타를 가지고 있다”면서 “국경봉쇄로 중국에서 들어오던 물자 반입이 모두 중단돼 새 가스라이타는 물론 라이타용 돌과 프로판 가스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잎담배를 말아 피우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동신문’ 종이를 사용하고 있다“며 ”잎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대폭 늘어난 데다가 날짜가 지난 노동신문도 재자원화(재활용)를 위해 매달 모아서 국가에 반납해야 하니 신문지를 구하기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은 모여 앉기만 하면 이 난국이 언제 끝날 것인지 걱정한다며 “우리나라사람들은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 담배라도 피우며 마음을 달래고 있는데 잎담배 말아 피울 종이도 없고 라이타까지 부족한 현 상황에 대해 크게 낙담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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