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중국의 변경도시들에 자국의 화물차 진입을 요청했으나 중국당국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사태 이후 중국의 화물차들만이 긴급수입물자를 싣고 북한에 진입할 수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기자가 보도합니다.
신형코로나로 인해 국경이 봉쇄되었지만 중국 단둥과 신의주 사이에는 하루 10여대의 무역차량이 긴급물자를 실은 채 드나들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당국이 긴급 수입물자를 자국의 무역트럭들이 중국에 들어가서 실어올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단둥시 정부로 부터 퇴짜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둥시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한 한 주민소식통은 5일 “지난 6월 12일 평안북도 인민위원회 간부들이 단둥시 정부를 방문해 북조선 무역트럭의 단둥 진입문제를 토의했다”면서 “단둥시 정부는 북조선 측의 제안에 북조선 운전수들을 방역 관리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를 들어 북조선 측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측은 중국 화물차들이 압록강 철교를 넘자마자 강변에 위치한 보세창고로 인도해 운전수들이 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게 하고 수입한 물건을 하차한 후에 그 자리에서 차량을 중국으로 되돌려 보낸다”면서 “단둥시 정부측에서는 북조선 차량이 중국(단둥)에 들어오면 그렇게 할 수 (바로 돌려보낼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북조선 측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만일에 북조선 무역차량이 단둥에 진입하게 되면 도심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선양방향으로 약 3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화웬(花園) 보세창고까지 가야한다”면서 “중국측에서는 이 과정에서 화물차및 운전수의 동선을 일일이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코로나 방역관리가 안 된다는 이유를 내세워 북조선 화물차량의 단둥진입을 허가하기 어렵다고 북조선 측에 설명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북조선 측에서는 자국내에서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중국 측에서는 이런 주장을 전혀 믿지 않는 것 같다”면서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는데 북조선측이 지나칠 정도로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것은 그만큼 북조선의 코로나전염병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단둥의 한 무역관련 소식통은 같은 날 “북조선 측이 이처럼 자국의 무역 화물차를 중국에 보내 긴급수입품을 실어오려고 하는 이유는 외화사정이 긴급한데 중국화물차의 운임이 턱없이 비싸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중국의 화물차량 한 대(25톤 기준)가 단둥-신의주를 한번 왕복하는데 드는 비용은 1만 5천 위안이나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사태 이전에는 보통 3~4천 위안하던 트럭 한 대당 운송비가 요즘엔 1만 위안 이상 올라 감당하기 어려운데다 작년말까지는 이 운송비도 중국의 수출대방이 부담했지만 지금은 물자를 수입하는 북조선 측에서 부담해야 하는 사정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루 10대의 중국 화물차가 신의주를 왕복한다고 할 때 운송비용은 15만 위안, 한 달(20일) 기준이면 300만 위안이라는 거금이 운송비용으로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온다”면서 “북조선 입장에서는 자국의 차량을 동원하면 이만큼의 운송비용을 줄일 수 있으니 간절한 심정으로 중국 측에 이 같은 요청을 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중국 화물차의 운송비가 이처럼 비싼 이유는 중국 방역당국은 화물차 운전수들이 조선에 한번 건너갔다 오면 14일간 시정부가 지정한 시설에서 격리하도록 강제하고 있으며 격리비용도 자기 부담”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북조선 신의주를 왕복하는 운전수는 한 번 다녀오면 거의 3주 동안 일을 하지 못하니 그 운임도 충분치 않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