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가짜상품 제조 공장기업소에 폐쇄 경고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19.06.20
fake_warning-620.jpg 지난 11일 북한 보안성이 각 공장 기업소에 게시한 포고문.
Photo: RFA

앵커: 지난 11일, 북한 인민보안성이 가짜 상품이나 불량식품을 제조하는 기업소에 대해서는 영업을 중지하고 기업소의 생산설비와 물자를 몰수한다는 내용의 포고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장 기업소들에 경영자율권을 주겠다던 당국의 태도가 돌변한 것이어서 경제일꾼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11일 북한 보안성은 ‘가짜 상품을 만들거나 밀수, 밀매하는 자들을 엄격히 처벌함에 대하여’라는 포고문을 전국에 공시하였습니다. 이번 포고문의 목적은 시장경제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경제실무일꾼들을 단속하고 청산하려는 것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8일 “지금 장마당을 비롯한 공장 기업소들 정문 앞에는 인민보안성 이름으로 공시된 포고문이 나붙었다”면서 “포고문은 가짜상품과 불량식품을 만들어 밀수하거나 밀매하는 자들을 공화국의 위임에 따라 인민보안성이 무자비하게 처벌한다는 내용”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포고문의 첫 번째 내용은 ‘가짜 술, 가짜 약품, 불량식품을 만드는 행위를 절대로 하지 말라’고 되어 있는데 개인장사꾼을 지적한 것이 아니라 ‘단체와 기관들은 국가에 등록하지 않은 상품을 생산하고 밀매하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명시되어 있어 공장 기업소를 시장경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실무일꾼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미 각 공장 기업소에서는 미국의 경제제재에 대처해 자력갱생하라는 당의 방침에 따라 시장에서 원자재를 구입해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생활용품을 만들어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포고문에 가짜 상품을 만드는 기관이라고 지적한 것을 보면 자본주의방식으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능력 있는 경제일꾼들을 시범꿰미로 단속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며칠 전 신의주의 장마당과 공장 기업소에도 인민보안성 포고문이 나붙었다”면서 “포고문에는 ‘사회주의강국건설을 위한 총돌격전이 힘있게 벌어지는 격동된 시기에 가짜 식품을 만들어 밀수, 밀매하는 행위는 최고존엄의 영상을 훼손시키고 당의 경제정책에 도전하는 반인민적 행위, 반당적 행위’라고 규정해 외화벌이회사 일꾼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외화벌이회사에 투자한 돈주들은 술 공장과 식품공장을 차려놓고 들쭉술과 맥주를 비롯한 여러 상품을 생산해 무역회사 이름의 상표를 붙여 국내시장에 판매하거나 수출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포고문 내용에 ‘가짜 상표와 불량식품을 만드는 기관은 제때에 법 기관에 자백하라’고 엄포를 놓고 있어 이번 포고문이 중앙에서 돈주의 자산을 강제로 빼앗기 위해 사용하던 과거의 수법을 연상케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포고문에는 특히 ‘한달 안으로 자수하지 않는 자들은 직위와 공로에 관계없이 모든 기업들의 생산물자를 무상몰수하고 영업을 중지한다’고 되어 있다”면서 “이에 공장 기업소 경제일꾼들과 회사를 운영하던 개인 돈주들은 ‘우리나라 경제가 제대로 발전되려면 의식이 튼 경제일꾼들을 밥 먹듯 숙청하는 웃대가리(김정은)부터 (생각을)바꿔야 한다’며 현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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